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18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진행되는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4’ 현장은 게임업계 내에서 달라진 AI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로 38회를 맞는 GDC는 700개가 넘는 세션과 워크숍, 라운드 테이블, 네트워크 행사로 구성됐다. 신작 게임 발표보다는 실제 현업에서 활용되는 기술과 노하우, 성공 경험에 대한 발표가 주를 이뤘다. 그야말로 전세계 게임 개발자가 한데 모여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축제다.
행사 2일차인 19일 오전 모스콘센터 웨스트홀에서 열린 구글 AI 차세대 기술포럼 또한 준비된 좌석의 갑절이 넘는 인파가 몰려 대기줄 상당수가 발길을 돌렸다. 잭 뷰저 구글 클라우드 게임산업 솔루션 부문 총괄 디렉터와 사이먼 토쿠미네 구글AI 제품관리 디렉터 등이 연사로 나선 해당 세션에서는 ‘제미나이 1.5 프로’를 활용한 게임 개발과 응용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토쿠미네 디렉터는 “대다수 게임 개발자가 막대한 업무에 시달리며 빠듯한 마감 시간 압박에 쫓긴다”며 “제미나이와 같은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코드를 사진이나 비디오로 찍어 보여주는 것만으로 빠르게 버그를 찾아서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몰입형 플랫폼 로블록스는 첫날 자체 구축 AI를 기반으로 3D 콘텐츠 제작을 효율화하는 ‘아바타 자동 설정’과 ‘텍스처 생성기’를 공개했다. 창작자가 수작업으로 많은 작업 시간을 소요하던 일부 제작 과정을 대폭 간소화하는 기술이다. 앞서 로블록스는 코드 입력시 라인이나 기능을 제안하는 ‘코드 어시스트’와 국가별 이용자간 언어 장벽을 해소하는 ‘자동 채팅 번역’ 등 AI 응용 기술로도 주목받았다.
닉 토노우 로블록스 크리에이터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은 “새로운 AI 기술은 인디 개발자부터 전문 게임 스튜디오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로블록스 플랫폼에서 풍부하고 매력적인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아이디어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니티가 GDC에서 발표한 ‘2024 유니티 게임 업계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게임 개발 스튜디오 가운데 62%가 AI를 활용해 작업 능률을 개선했다. 콘텐츠 제작과 애니메이션 제작 과정 개선에 AI가 주로 도입됐다. 해당 스튜디오 개발자 71%는 AI 활용으로 콘텐츠 제공과 운영이 향상됐다고 언급했다.
인게임 영역에서는 NPC 캐릭터가 더욱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AI 기술 소개도 이어졌다. 같은 기간 인근 새너제이에서 연례 개발자 행사 GTC를 진행 중인 엔비디아는 GDC에도 참가해 NPC가 이용자 상호작용에 동적으로 반응해 다양한 행동을 생성할 수 있도록 하는 AI 도구 ‘커버트 프로토콜’을 데모 시연했다.
텐센트 AI연구소 게임AI팀에서 개발한 지넥스는 NPC와 인게임 장면 생성을 지원한다. 2D 이미지와 애니메이션, 3D 도시, 스토리 라인, 대화, 레벨 디자인 및 음악 생성까지 거의 게임 제작을 위한 모든 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빌드 테스트와 게임 플레이 시뮬레이션까지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행사 기간 중 5개 단독 주제 세션을 운영하는 넷이즈는 게임 AI 기술의 현재를 조망하는 ‘GDC 머신러닝 서밋’에 패널로 참가하고 ‘게임 개발 내 AI 기술 접목’, ‘신작 게임 원스 휴먼에 적용한 몬스터 설계 과정’ 등을 소개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