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인공지능 아니었으면… 코세라 한국어 번역 강좌로 한국 시장 진출
2024년 03월 14일
[IT동아 강형석 기자] 2024년 3월 12일, 코세라(Coursera)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한민국 교육 시장에 맞춘 수강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4,400여 강좌에 대한 한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 여러 언어로 강좌를 들을 수 있게 됐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앤드류 응(Andrew Ng) 교수와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 교수가 2012년에 설립한 코세라는 고가의 등록금을 지불하지 못해 교육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이를 위한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온라인 교육을 듣고 다양한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수료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우리나라 방송통신대학교, 사이버대학교 등과 유사한 형태다.
제프 마기온칼다(Jeff Maggioncalda) 코세라 CEO는 “블룸버그에 따르면 향후 한국은 약 40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매우 유사하며 교육을 많이 받은 근로자일수록 인공지능에 취약하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기회다. 자신의 지역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게 온라인 학습을 해야 된다”라고 말했다.
단순 온라인 교육 서비스처럼 보이지만, 세계 유명 대학교가 참여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DeepLearning.AI의 모두를 위한 생성형 인공지능, 미시간대학교의 모두를 위한 프로그래밍, IBM의 데이터 과학이란 무엇인가요?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문제는 이들 서비스가 영어로만 제공되었기에 언어 장벽이 제법 높았다.
코세라는 이들 유명 강좌를 한국어 자막을 제공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4,400여 강좌에 대해서도 한국어 자막을 준비했다. 자막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됐다. 더 많은 이들이 코세라의 강의를 듣고 많은 지식을 쌓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어 자막은 오래전부터 시장 진출 의지가 있었다면 진작 비용을 들여 하나씩 해결해도 될 일이다. 기업이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작은 시장이라고 외면하다 적은 비용으로 쉽게 진출하려는 것처럼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어찌되었든 인공지능 기술의 수혜로 한국어를 지원하게 된 코세라는 자막 외에도 여러 기능에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 덕에 해당 국가 언어의 음성으로 강좌를 듣는 것 또한 가능해질 전망이다. 실제 제프 마기온칼다 CEO는 다양한 언어를 구사하는 한 영상을 시연했다. 영상에서 그는 한국어로 “최고의 배움은 특권이 아니라 권리입니다. 이것이 코세라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학습으로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는데, 이 과정에서 딥페이크 기술과 음성 생성 등이 쓰였다.
하지만 딥페이크 사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프 마기온칼다 CEO는 “동의가 중요하다. 본래 내용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인공지능이 개입한 것을 보여주기 전에 저자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이어 기계 번역이나 딥페이크 등이 적용됐다는 것을 학습자에게 공개하는 것도 병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학의 강좌도 코세라 내에서 전 세계로 서비스 중이다. 연세대학교는 한국어 첫걸음,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명상:인생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 성균관대학교는 머신러닝 기초,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클라우드 IoT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하기 등을 준비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었어도 인공지능을 활용해 21개 국가 언어로 번역되어 서비스한다.
강승혜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장은 “연세대학교가 2016년 2월, 처음으로 코세라에 한국어 강좌 프로그램을 개설했는데 유수의 대학들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를 통해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오지 않아도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적인 온라인 강의는 학습자 관리를 잘해줘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코세라는 멘토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피드백을 통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하는 부분은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강 원장도 초창기 1년간은 조교와 함께 멘토로 활동하며 강의를 듣는 이에게 하나하나 피드백을 해줬다는 후일담도 전했다.
김재호 국립강릉원주대학교 LINC 3.0 사업단 부단장은 “처음 코세라를 적극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대면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를 잘 활용할 방안을 고민하다 코세라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를 비대면으로 제공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업무 소양을 배우고 글로벌 마인드와 스킬을 습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코세라는 국내 기업에서도 적극 활용된다고. 서정은 코세라 한국 담당자는 “국내에서는 10개의 기업과 대학 3곳, 정부기관 2곳과 함께 한다”라고 말하며 일부 기업은 자체 강좌 1개와 코세라의 강좌 2개를 추천하는 식으로 하이브리드 강좌 프로그램을 운용할 정도라고 한다.
국내 교육 시장은 입시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 점에서 코세라의 국내 시장 진출은 시장 판도를 바꾸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변화의 마중물 역할은 충실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코세라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지려면 기업 고객을 적극 유치하는 과정도 필요해 보인다.
제프 마기온칼다 CEO도 “과거에는 한국 시장과의 관련성이 낮았기에 코세라를 홍보하는데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제 파트너들과 함께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설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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