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ABC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도바 대학 연구팀은 지난달 영국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란 남동부 케르만 지방 인근에 있는 기원전 3000년 전 묘지에서 지난 2001년 발굴된 원통형 용기와 내용물을 최근 분석했다.
높이 약 5㎝, 너비 약 2㎝의 해당 용기는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약 4000년 전인 기원전 1936년∼기원전 1687년 사이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용기 안에는 분말 형태 물질이 들어 있었다. 성분 분석 결과 짙은 붉은색을 띠는 산화철 광물인 적철석이 다량 함유돼 있었고 현대 립스틱에 많이 쓰이는 식물성 기름과 왁스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은 “모든 성분을 합치면 오늘날의 립스틱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물질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탈수돼 분말 형태로 변한 것이라며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 원래는 이것이 붉은색 액체형 립스틱(립 페인트)이었다는 점이 드러난다고 부연했다.
과거 사람들은 붓을 이용해 이 립스틱을 발랐을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 립스틱이 현재 여성 화장을 제한하는 보수적 국가인 이란에서 발견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립스틱, 매니큐어 등 화장을 금지했으며 지금은 관련 규제가 완화되긴 했으나 여성 공무원과 의대생 등의 화장은 여전히 금지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