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이하 융발위)는 1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디어·콘텐츠 산업융합 발전방안을 확정·발표했다.〈관련기사 5면〉
핵심은 낡은 방송규제를 전면 검토, 유료방송의 재허가·재승인 제도를 폐지하다는 것이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지만 제도가 따라오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사업자는 방송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7년 단위로 정부의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과도한 행정부담으로 작용, 사업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방송사업 진입장벽도 낮아진다. 허가·등록제를 바꿔 앞으로 등록·신고제로 완화한다. 이에 따라 쿠팡이나 알리익스프레스 등 신규 홈쇼핑 사업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열렸다. 현재 실증특례로 케이블TV가 임시 운영하는 지역채널 커머스도 상시화될 수 있다.
관건은 법 개정 여부다. 방송법 제17조(재허가 등)와 제18조(허가·승인·등록의 취소) 등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소관 업무에 따라 재허가를 비롯 허가·승인 또는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과기정통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가 해당 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현안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재허가·재승인 심사를 활용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업무 권한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도 ‘공적 책무’ 등 풀어야 할 문제를 재허가·재승인 조건에 연계해 규제 효과를 갖게 했다. 방송법 개정으로 행정 권한이 약화되면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규제개혁을 실천해 낼 전담기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융발위의 현재 역할과 범위가 제한적이라 상설기구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김용희 경희대 교수는 “유료방송 재허가·재승인제 폐지 안은 규제 당국과 방송사업자 간 의사소통 결과라는 면에서 유의미하다”면서 “실질적인 후속 법제·작업을 위해 정부 미디어·콘텐츠산업 콘트롤타워 성격의 상설기구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