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은 기존에도 한 회사를 인수하면, 조직과 총판·파트너사 등을 ‘다운 사이징’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줬다.
과거 시만텍을 인수했을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브로드컴은 시만텍 한국 조직을 대폭 축소했다. 총판사도 마찬가지다.
당시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브로드컴은 시만텍을 인수한 직후 한국 총판 체제를 없애고 글로벌 총판 체제로 개편했다”면서 “진짜 총판은 아니지만 총판처럼 일하는 조직을 구성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 실익 위주 경영을 펼친다는 것이다.
실제 브로드컴은 시만텍 인수 당시 영업과 마케팅, 일반 및 관리 기능을 줄여서 10억달러를 절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례는 더 있다. 브로드컴은 시만텍에 앞서 CA테크놀로지를 인수했을 때도 국내 직원을 대부분을 해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로드컴이라는 회사는 투자 대신에 비용 효율화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면서 “CA테크놀로지와 시만텍을 인수할 때도 축소·개편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VM웨어 총판 축소도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총판사 축소가 파트너사와 고객사까지 전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우데이타의 경우에는 총판사 지위를 상실했고, 파트너사는 언제든지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브로드컴은 국내 파트너사 등급까지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를 들어 기존에 파트너사를 5개 등급으로 나눴다면 이를 4개 등급으로 줄인 것이다.
기존 고객들은 커뮤니케이션 등 고객 서비스를 받는데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가격 인상은 직격탄이다. 브로드컴은 가격 인상을 염두에 둔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가상머신(VM) 가격 책정 방식을 CPU에서 코어 기준으로 전환하면서 가격 인상 규모가 기존 대비 최대 10배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브로드컴이 가격 인상을 고수한 데 따라 고객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브로드컴이 VM웨어 제품 가격을 인상한 것은 결국 고객에게 돌아가는 불이익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라면서 “같은 행태가 반복되는데 과연 어느 고객이 브로드컴과 VM웨어를 신뢰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