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KESIA 시드팁스] 프렉탈테크놀로지 “검증된 고객과 데이터 갖춘 M&A 거래소 만듭니다”
2024년 03월 08일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KESIA)는 중기부 주관 민간주도형 예비창업 지원 프로그램 ‘시드팁스(Seed TIPS)’의 주관 기관이다. 시드팁스는 민관 협력 창업 프로그램 TIPS의 이전 단계 지원 프로그램이다. 전문성을 갖춘 민간 운영사 7곳(인포뱅크, 프라이머 시즌 5, 앤틀러코리아, 소풍벤처스, 엔슬파트너스, 탭엔젤파트너스, 와이앤아처)이 스타트업의 창업팀 구성부터 시드 투자 유치까지 초기 단계 성장을 책임지고 지원한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A는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두 개 이상의 기업을 하나로 합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국내 M&A 시장은 미국, 중국, 일본만큼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프렉탈테크놀로지를 창업한 심정훈 대표는 그 이유에 대해 M&A 관련 지식 및 정량화된 데이터의 부재를 꼽는다. 적절한 M&A 전략을 세우지 않고 매수자가 원하는 정량화된 데이터를 제공하지 못하니 M&A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중소기업의 효율적인 M&A를 지원하기 위해 검증된 비공개 정보를 통해 적절한 매수자와 매도 기업을 매칭하는 M&A 거래소 ‘쿠키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M&A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프렉탈테크놀로지를 이끌고 있는 심정훈 대표를 만나 중소기업 M&A 거래소 쿠키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다 많은 사람이 창업하는 세상을 위해
IT동아: 안녕하세요, 심정훈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심정훈 대표: 안녕하세요. 프렉탈테크놀로지 심정훈입니다. 저는 창업 전에 NH투자증권, 시몬느자산운용, 중국공영증권사인 신만굉원 등 한국과 홍콩 금융권에서 10년간 일했는데요. 증권 애널리스트, 투자 운용역, 사모펀드 운용역으로 근무하면서 주로 기업 투자 업무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프렉탈테크놀로지를 창업했고, 현재 중소기업을 위한 M&A 거래소 쿠키딜을 운영하며 국내 중소기업 M&A 활성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IT동아: 금융권의 안정된 직장을 나와서 스타트업을 창업했는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심정훈 대표: 저는 한국에서 중학교 1학년까지 있다가 2004년에 중국으로 혼자 유학을 갔어요. 당시 중국이 개혁 개방하고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는데, 부모님이 가까우면서도 혼자 생활할 수 있는 중국 옌볜 조선족자치지구로 유학을 보내셨어요. 이후 중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베이징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했습니다.
당시 한 교수가 중국 학생들에게 했던 이야기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너희들은 14억 명 중에 선별된 리더이니, 직장 생활에 안주할 생각하지 말고 해외에서 기술을 배우고 돌아와 창업을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라”는 이야기였어요. 저는 이 이야기에 위기감을 느꼈어요.
중국 베이징대학교는 중국 내에서도 인재만 들어가는 학교입니다. 쓰촨성의 경우 인구가 1억 이상인데 그중 2~3명만 베이징대학교 경영학과에 들어갈 수 있어요. 중국은 이들에게 해외에서 기술을 배우고 돌아와 창업하고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리더가 되라고 교육합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우수한 인재들이 창업 대신 전문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서 저는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국가 간 격차가 크게 벌어지겠다는 일종의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저는 저뿐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했으면 해요.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저도 좋은 직장을 내려놓고 창업해 보니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솔선수범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비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IT동아: 대표님이 느낀 위기감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렇게 창업한 프렉탈테크놀로지에 대해 더 궁금해지는데요. 우선 사명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심정훈 대표: 프렉탈은 부분과 전체가 같은 형태로 끝없이 되풀이되는 형상을 말합니다. 나뭇가지, 번개, 혈관, 산맥 등이 프렉탈의 대표적인 예에요. 창업자들을 보면 주변에 영향을 미치면서 계속 창업하게 만들거든요. 바쁜 시간을 쪼개서 강연, 멘토링 등을 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죠. 저는 이것이 프렉탈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자기 주변에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계속 만드는 것이죠.
저는 저나 저희 회사로 인해 자신감을 얻고 동기부여를 얻어 창업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창업 붐을 일으키고, 창업 강국이 되게 하고 싶어요. 프렉탈은 그런 저의 바람을 담은 이름입니다. 참고로 저희 로고도 프렉탈 도형 중 하나인 드래곤커브를 기반으로 만들었어요.
국내 M&A 시장에서 기회를 보다
IT동아: 프렉탈테크놀로지 소개를 보면 중소기업을 위한 M&A 거래소를 구축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M&A 거래소를 창업 아이템으로 선정한 계기가 있나요?
심정훈 대표: 국내 전체 기업 수는 700만 개에 달합니다. 그중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하고요. 제가 과거 기업 투자 업무를 할 때 우수한 중소기업이 자금난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어요. 이들 중소기업이 자금을 회수할 방법은 상장(IPO)과 M&A 두 가지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은 상장을 목표로 해요. 하지만 상장 기준을 맞추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속적인 성장도 있어야 하고요. 반면 M&A는 상장에 비해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M&A를 통한 자금 회수 비중이 5%에 불과해요. 미국의 20% 대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죠. 실제로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M&A 중개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정부의 지원도 활발하고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업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M&A 중개 시장이 전무한 상황입니다. 저는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IT동아: 우리나라는 왜 M&A 비중이 적을까요?
심정훈 대표: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우선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입니다. M&A를 시도하면 IPO를 못 하는 실패한 회사, 무책임한 기업가로 보는 시선이 있어요. 구성원의 반발도 있고요. 기업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기존 투자사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둘째는 기업이 M&A 시장을 잘 모른다는 것이에요. 매수자에게 중요한 것은 매도 기업의 현금 흐름 창출 기간입니다. 그것을 알아야 기업을 인수했을 때 향후 확보할 수 있는 자금과 이를 통한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어요. 그리고 M&A를 시도할 때는 경영권, 구주 및 신주 거래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전략을 세워요. 그런데 적지 않은 중소기업이 매수자에 대한 이해나 M&A 전략 등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정형화된 데이터의 부재에요. 중소기업은 대부분 외부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에 회계 데이터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매수자가 회계 데이터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요. 매수자가 매도 기업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 우량 중소기업의 M&A를 효율적으로 성사시키는 M&A 거래소 쿠키딜을 구축했습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M&A 거래소, 쿠키딜
IT동아: 쿠키딜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심정훈 대표: 쿠키딜은 매수자의 M&A 목적과 매도 기업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검증된 고객과 비공개 정보를 기반으로, 매수자와 매도 기업을 매칭하는 M&A 거래소입니다.
M&A는 통상적으로 기업의 경영권 매각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경영권을 매각하지 않아도 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있어요. 기존에 발행한 주식인 구주나 새로 발행한 주식인 신주를 거래함으로써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죠. 저희는 M&A를 IPO를 제외한 지분거래로 정의하고, 경영권 거래, 구주 거래, 신주 거래로 나눴습니다. 덕분에 매수자와 매도 기업의 니즈를 세밀하게 파악하고 매칭하기에 유리하죠.
매수자의 경우 쿠키딜에 상장된 경영권, 구주, 신주 거래 목록을 확인하고 자신의 투자 목적에 맞는 기업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단 매도 기업의 세부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쿠키딜 가입 시 일련의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매도 기업이 실제 매수 의사가 있고 신뢰할 만한 매수자에게만 정보를 공개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매도 기업은 기업 경영권, 구주, 신주의 매각을 의뢰할 수 있습니다. 이를 상장이라고 하는데요. 쿠키딜에 상장하면 매도 기업의 조건을 원하는 매수자에게 관련 내용이 전달됩니다. 이를 통해 빠르게 매수자를 찾을 수 있어요. 주요 정보의 경우 매수자 정보를 사전에 확인하고 공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쿠키딜을 이용하면 시간이나 노력을 허비하지 않아도 됩니다. M&A 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비용 부담도 덜 합니다.
IT동아: 매도 기업의 경우 아무래도 중요 정보를 공개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심정훈 대표: 사실 매수자나 매도 기업 모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요. 매수자의 경우 자신이 찾고 있는 매도 기업의 정확한 조건을 드러내지 않고, 매도 기업 역시 자사 데이터 공개를 꺼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희는 자체 검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요. 일종의 인증 제도인데요. 매수자가 필요로 하는 매도 기업의 데이터를 저희가 검증하고 인증 배지를 답니다. 제가 과거에 기업 투자 업무를 했기 때문에 매수자가 원하는 정보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거든요. 이를 통해 매수자는 원하는 기업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고, 서로 합의 하에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매수자와 매도 기업 모두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는 적절한 상대를 찾을 수 있죠.
IT동아: 비용 부담이 덜하다는 것도 쿠키딜의 특징이라고 하셨는데, 서비스 이용 비용은 어떻게 되나요?
심정훈 대표: 보통 회사를 매각할 때 우선 회계법인을 찾아가 재무실사, 세무실사 등의 회계 자문을 받습니다. 회사 매각 전이지만 적지 않은 비용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상장 비용인 89만 원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거래 성사 후 성공보수로 받아요. 그러니까 비용 부담이 덜하죠. 사실 최초 상장 비용도 안 받으려고 했는데 최소한의 팔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라는 의미에서 책정했어요. 금액은 ‘팔고’에서 착안해 89만 원입니다. 성공보수는 회사 규모마다 다르지만 1~5% 수준이에요.
IT동아: M&A를 원하는 매수자나 매도 기업이 쿠키딜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심정훈 대표: 저희는 검증된 고객을 대상으로 합니다. 매수자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 전략적 투자자(SI) 등 검증된 법인 매수자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 심사 기준을 통과한 우량 중소기업에만 상장 기회를 제공해요.
사실 이전에도 M&A 거래소를 구축하려는 시도는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별도의 제한이 없었어요. 어떤 기업이든 쉽게 상장할 수 있었죠. 그러다 보니 부실한 기업이나 기업 정보가 애매한 곳이 많았고, 매수자의 발길이 뜸해졌죠. 저희는 그런 부분을 검증된 고객, 검증된 데이터를 통해 보완한 것입니다.
과거 금융권에 근무하면서 구축한 네트워크를 확장해 가면서 매수자와 매도 기업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현재 베타 서비스 중인데도 어느 정도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재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시드팁스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심정훈 대표: 저희는 프리 시드 투자사인 글로벌 벤처캐피탈 앤틀러코리아의 추천으로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가 주관하는 시드팁스에 선정되었습니다. 시드팁스의 경우 창업 교육, 데모데이, 멘토링 등 창업에 관련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사실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업화 자금입니다. 덕분에 개발자 인건비, M&A 관련 법률 자문, 거래소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 등 저희가 전문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비용을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사업을 전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셈이죠. 예비창업자나 초기창업자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프렉탈테크놀로지의 향후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심정훈 대표: 현재 쿠키딜은 베타서비스 중인데요. 올해 상반기 내에 정식 론칭하고 올해 안에 10개 이상의 M&A를 성사시키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매수자와 매도 기업 간 신뢰를 높이고 서로의 목적에 맞는 상대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예정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 추천 기능이에요. 매수자가 원하는 특정 조건을 설정하면, 그에 맞는 매도 기업을 자동으로 추천받을 수 있죠. 올해 안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저희 쿠키딜이 국내 중소기업 M&A 시장 활성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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