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이타이 야나이 미국 뉴욕대 랑곤헬스 교수팀은 척추 동물에서 꼬리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 140개를 조사해 호미노이드(hominoid)가 꼬리를 잃게 만든 유전전적 변이를 발견했다고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를 통해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사람과 유인원은 꼬리가 있는 동물에서 꼬리 발달에 관여하는 ‘TBXT’ 유전자의 동일한 부분에 짧은 DNA 조각인 ‘Alu’ 요소가 발견돼 동일한 엑손 결함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Alu는 스스로 복제하며 다른 유전자의 염기서열 사이에 들어가 단백질 합성 등의 변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다. 아무런 단백질 합성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고, 자가 복제에 대한 정보만 가지고 있어 ‘이기적 유전자’라고도 불린다.
연구팀은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TBXT를 조작한 쥐 모델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Alu가 삽입한 쥐는 꼬리가 짧아지거나 없어지는 현상을 겪었으며, 없는 쥐는 이 같은 현상을 겪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인간과 유인원에게만 꼬리가 사라지는 진화가 일어난 이유에 대한 답은 아니다. 다만 야나이 교수는 지난 2015년 발표된 꼬리의 상실이 인간의 이족보행으로 이어졌다는 가설을 언급하며 “이족보행과 그로 인한 큰 두뇌, 기술의 발전 등 모든 것이 단지 ‘이기적 유전자’의 개입으로 비롯됐다는 것에 놀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TBXT 유전자 변이가 유인원의 꼬리를 없애는 것뿐 아니라 신경관 문제고 유발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동물 실험 중 TBXT 유전자에 Alu 요소가 삽입된 생쥐에서는 발달 과정 중 신경관이 닫히지 않는 결손이 확인했다. 인간 신생아 1000명 중 1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문제다. 진화 과정에서 꼬리를 잃고 이 질환을 얻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야나이 교수는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꼬리가 없어지게 만든 유전자 변이가 신생아 1000명 중 한 명에게 나타나는 선천성 신경관 결손을 일으켰다는 가설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