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리뷰] ‘좋아할 만한 건 다 담았네?’ 에이수스 비보북 프로 15 OLED
2024년 03월 01일
[IT동아 강형석 기자] 최근 출시되는 노트북은 극단적인 형태가 아닌 균형미를 찾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발열, 성능, 전력소비를 최적화한 중앙처리장치(프로세서)가 하나 둘 등장하는 데다 설계 기술도 많이 달라진 게 그 이유다. 잘 짜인 틀 위에 적당한 성능을 갖춘 그래픽카드를 구성하면 성능과 효율, 휴대성을 두루 확보할 수 있다.
에이수스는 이런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제조사 중 하나다. 이전부터 극단적 성향의 노트북을 시장에 선보이며 설계 경험을 충분히 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최근 에이수스 노트북은 어느 정도 균형미를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듯하다. 극단적인 제품이라도 한쪽에 모든 걸 몰아주는 올인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대표적인 제품군이 비보북(Vivobook)이다.
비보북(Vivobook) 제품군은 이전부터 균형미를 중시해 왔다. 휴대성, 성능 어느 한쪽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잘 조율한 설계가 특징이었다. 목적에 따라 구성은 달라도 큰 틀의 변화는 없다. 이번에 소개할 비보북 프로 15 OLED (N6506MV) 역시 그 기조를 잘 따른다. 최신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 그래픽카드, 쨍한 고해상도 OLED 화면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이다.
간결하기에 오히려 더 고급스러운 느낌
질감이나 접합부, 조립 마감 등 흠잡을 곳 없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일반적인 비보북이 젊은 소비자 중심으로 캐주얼한 인상을 주었는데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다소 중후한 인상을 준다는 느낌이다. 비보북 프로 15 OLED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 리뷰에 쓰인 노트북의 색상은 블랙인데, 실버 색상도 있어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노트북은 15.6인치 화면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요즘 노트북이 그러하듯 비보북 프로 15 OLED 역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줄였다. 일반 액정 패널이 아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구성이므로 화면 주변의 여백을 최대한 잘라냈다. 가로 355.7mm, 세로 235.3mm 정도인데 어지간히 작은 가방이 아니라면 휴대가 가능한 수준이다. 두께는 19.9mm로 고성능 프로세서와 별도의 그래픽카드가 탑재된 제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이다. 무게는 1.8kg이다.
휴대하더라도 기본은 컴퓨터(PC)이기에 확장성은 필수. 비보북 프로 15 OLED는 다수의 입출력 단자가 자리해 있다. 대부분 최신 규격에 대응하기 때문에 사용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우선 기기 좌측면에는 5Gbps 전송속도를 제공하는 USB 3.2 Gen 1 단자가 있다. 직사각형인 A형으로 흔히 쓰이는 방식이다. 그 옆에는 SD 카드 슬롯이 있어 사진영상 파일을 즉시 복사하도록 준비했다.
우측면에는 스테레오 입출력 단자와 두 개의 C형 단자가 있다. 하나는 USB 3.2 Gen 2에 대응하고 하나는 썬더볼트 4에 대응한다. 둘 다 외부 출력을 지원하며 초고속 충전 규격인 PD(Power Delivery)도 쓸 수 있다. 그 옆에는 좌측면과 동일한 A형 USB 3.2 Gen 1 단자(5Gbps)가 있다. 추가로 HDMI 2.1 출력 단자와 함께 유선 네트워크 단자까지 있다. 전원은 우측 모서리 부근에 있는 단자에 연결하면 된다.
상판을 펼치면 선명한 화면과 촘촘히 배치된 키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OLED 화면이 적용되었고 해상도는 2,880 x 1,620에 달한다. 흔히 15.6인치 노트북 화면에 고해상도를 적용할 경우 QHD(2,560 x 1,440) 혹은 4K(3,840 x 2,160)을 적용하는데 그 사이에 해당한다. 300 픽셀 정도로 큰 차이가 아닐 수 있지만, 작업에 제법 유용하다.
사양은 뛰어나다. OLED 특성상 반응속도가 빠른데 이 제품도 0.2ms 수준의 응답속도를 제공한다. 120Hz 주사율(1초에 120회 화면 깜박임)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 무엇보다 밝기(400니트)와 명암비(100만:1)가 뛰어나 콘텐츠를 즐기기에 좋다.
키보드는 풀사이즈 사양이다. 우측에 숫자키가 있어 숫자 입력이 많은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편리하다. 키캡 높이는 약 1mm 정도 올라와 있고 타건감도 경쾌한 편에 속한다. 다만 전원 버튼이 숫자키 우측 상단에 자리하고 있어 누를 때 조심해야 된다.
터치패드도 큼직하다. 독특한 것은 에이수스 전문가용 제품에 쓰이는 다이얼패드(DialPad)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터치패드 우측 상단에 있는 ON/OFF 부분을 손가락으로 쓸어내리면 LED가 점등돼 사용 가능 여부를 알린다. 이때 터치패드 좌측 상단에 있는 원형 구간을 터치, 다이얼처럼 돌리거나 누르는 동작으로 여러 기능을 다루는 식이다. 음량부터 스크롤, 특정 소프트웨어에서는 주요 기능을 불러오는 등 편리함을 제공한다.
프로 제품군이니 개인 사생활을 지키는 작은 요소도 포함된다. 카메라가 대표적인데 우측 셔터를 좌우로 밀면 이를 가려준다. 화상회의나 개인 간 대화에서는 셔터를 열어 소통하고 쓰지 않을 때는 닫아 놓고 사생활을 보호하자. 카메라는 500만 화소 사양이다. 이 외에 적외선 기반의 윈도우 헬로(Windows Hello)를 사용하도록 적외선 카메라도 탑재됐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4060이 주는 강력한 성능
비보북 프로 15 OLED, 리뷰에 쓰인 노트북은 N6506MV 제품이다. 인텔 코어 울트라 7 155H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60, 1TB 용량의 저장장치가 기본 장착되어 있으며 메모리는 24GB(8+16) 구성이다. 운영체제는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점 참고하자. 성능 측정은 모두 노트북 기본 설정 아래에서 진행됐다. 따라서 실제 사용 시 체감되는 성능은 다소 다를 수 있다.
2024 시네벤치를 실행해 프로세서의 성능을 확인했다. 성능을 측정하니 단일 코어는 104점, 다중 코어는 945점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내 비교군을 보면 이전 세대이긴 해도 제법 준수한 성능을 냈다. 성능에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코어 울트라 9 프로세서 기반의 제품도 있겠지만, 이 정도 사양이라도 여러 작업을 수행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아쉬움이 없다.
코어 울트라 7 155H 프로세서는 기본 1.4GHz로 작동하며 부하 상태에 따라 최대 4.8GHz까지 속도를 높인다. 코드명 메테오레이크로 코어와 그래픽 처리장치, 입출력 장치를 한 번에 집적하는 기존의 모놀리식 설계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구역을 타일 형태로 나눴다. 게다가 인공지능 연산 가속을 위해 별도의 장치(NPU)를 탑재한 점도 특징이다. 그래픽 처리장치도 Xe 설계 기반의 아크 그래픽스(Arc Graphics)로 이름을 바꿨다.
게이밍 성능을 확인해 보자. 먼저 일반적인 성능 측정 소프트웨어인 3D마크 파이어 스트라이크를 실행했다. 그 결과 그래픽 점수에서 2만 773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에서 각각 105.17 프레임, 79.14 프레임을 1초에 표현할 수 있었다. 해당 성능 측정은 풀HD(1,920 x 1,080) 해상도에서 실행되는 것을 기준으로 하기에 노트북 화면의 최대 해상도에 맞춰 게임을 실행하면 체감 성능은 낮아진다. 풀HD 해상도 내에서 온라인 게임이나 평범한 패키지 게임을 즐기기에 좋을 듯하다.
이번에는 3D마크 타임 스파이 측정 항목 결과다. 그래픽 점수는 4,010을 기록했는데 두 개의 그래픽 측정 항목을 보면 각각 25.89 프레임, 23.19 프레임을 1초에 그려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신 그래픽 효과를 모두 적용하는 AAA급 게임을 즐기기에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최적의 결과를 내려면 그래픽 설정 값을 타협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신 게임 두 개를 실행해 실제 체감이 어느 정도인지 봤다. 먼저 철권8은 1:1 격투게임이라는 특성 때문인지 최고 그래픽 설정이 적용됐어도 초당 60 프레임을 유지했다. 끊김 없이 부드럽게 움직이는 터라 노트북으로 친구와 가볍게 격투게임을 즐기는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랑블루 판타지 리링크를 최대 그래픽 설정으로 실행하니 최대 해상도(2,880 x 1,620)에서는 원활한 성능을 구현하지 못했다. 그래픽 설정을 낮추면 원활히 즐길 수 있지만, 화면 면적을 고려하면 차라리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로 변경하는 게 낫다.
제품에 탑재된 지포스 RTX 4060은 최대 성능을 내도록 에이수스가 조율했다. 제조사는 노트북 성향에 따라 같은 그래픽 프로세서라도 사양을 조절한다. 전력소모 때문인데 지포스 RTX 4060은 80W 사양부터 다양하게 존재한다. 비보북 프로 15 OLED에는 최대 125W 전력소모가 이뤄지도록 설정했다. 비록 배터리만 쓰는 환경에서는 전력소모가 부담스러워도 최고 성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부분이다.
전력소모가 부담스럽다면 배터리 사용 시 그래픽카드를 비활성화하면 된다. 비보북 프로 15 OLED는 최신 그래픽카드 전환 기술이 적용됐다. 배터리를 아껴야 하는 상황일 경우, RTX 4060을 비활성화하고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내에 있는 아크 내장 그래픽만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이 때라면 더 오랜 시간 사용 가능하다. 화면 밝기 50%를 기준으로 유튜브 영상을 계속 시청했을 때 약 6시간 30분 정도 쓸 수 있었다.
게임 위주로 실행이 됐지만, 사실 비보북 프로 15 OLED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생산성이다. 새로운 프로세서에는 인공지능 가속 장치가 탑재되어 있고 지포스 RTX 4060 자체로도 그래픽 프로세서의 인공지능 연산이 가능하다. 따라서 노트북으로 적당히 인공지능 추론 연산을 한다거나 3D 렌더링, 이미지 작업 등 고부하 작업을 해도 무방하다. UL 솔루션즈의 벤치마크 소프트웨어인 프로키온으로 인공지능 추론 연산을 진행한 결과, 최고 수준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성능을 제공한다.
일과 휴식 모두 즐길 줄 아는 이를 위한 노트북
에이수스 비보북 프로 15 OLED는 일과 휴식 사이에서 고민하는 이를 위해 잘 조율된 노트북이라는 인상을 준다.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와 지포스 RTX 4060 그래픽카드를 품고도 약 2cm가 조금 안 되는 두께와 1.8kg 가량의 무게를 구현한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언제 어디서나 휴대하면서 강력한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부분은 분명한 강점이라 하겠다. 제대로 된 성능을 누리려면 전원 연결은 필수지만, 배터리 구동 환경에서도 기본적인 부분은 아쉬움이 없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최대 메모리 구성과 키보드 디자인이다. 먼저 24GB 메모리 구성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본 장착되는 메모리 용량이 8GB이기 때문이다. 이 메모리는 기판에 고정되어 변경이 불가능하다. 에이수스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별도의 추가 메모리 슬롯을 제공하는데 최대 16GB를 지원하니 모두 만족하면 24GB 구성이 되는 것이다. 기존 시스템 구성인 16GB/32GB에 익숙해져 있는 탓일까? 전반적인 사용에 문제는 없으나 수치 자체가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 가급적 메모리 용량은 여유로울수록 좋으니 향후 이 부분을 고려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키보드 하단의 십자 키의 형태도 조금 아쉽다. 좁은 면적에 풀사이즈 키보드 규격을 맞추다 보니까 위아래가 좁은 형태의 십자키가 되었다. 게임은 주로 WASD 키를 이용하니 문제없지만, 작업을 할 때면 십자키 사용이 의외로 잦다. 그 과정에서 오작동이 발생한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수스 비보북 프로 15 OLED는 높은 가치를 품은 노트북이다. 고화질 화면부터 프로세서, 그래픽카드에 이르기까지 구성은 흠잡을 데가 없다. 일과 휴식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면 관심을 가져보자. 제품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 기준 약 200만 원대 초반에 형성되어 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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