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스타트업-ing] 발켄모빌리티 “전기자전거·충전 스테이션·소프트웨어 모두 갖췄습니다”
2024년 02월 28일
[IT동아 한만혁 기자]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곳이나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 유용한 것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다. 버스나 지하철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필요할 때 바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하지만 이들 장비가 거리에 무분별하게 방치되면서 보행자나 자동차 통행을 방해하고 공공 구조물을 파손하면서 최근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다.
전기자전거와 충전 스테이션, 공유 모빌리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발켄모빌리티(Balken Mobility)는 기존 공유 모빌리티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전기자전거와 충전 스테이션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무질서한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운영 인력 소모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발켄모빌리티의 주장이다.
현재 발켄모빌리티는 전기자전거와 충전 스테이션 개발을 마치고 지자체에서 운영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사유지를 대상으로 실제 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기자전거의 활용도를 높이는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발켄모빌리티를 이끌고 있는 김민준 대표를 만나 전기자전거 시장과 발켄모빌리티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잠재력 있는 전기자전거 시장
IT동아: 안녕하세요, 김민준 대표님. 우선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준 대표: 안녕하세요, 발켄모빌리티 김민준입니다. 저는 예전부터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자전거 관련 시장을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자전거 시장의 화두는 전기자전거에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트렌드를 보면서 전기자전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에코라운지에 창립 멤버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에코라운지는 전기자전거 판매 매장으로 시작해 자체 전기자전거인 ‘발켄’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발켄은 전국 130개 대리점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저는 에코라운지에서 4년간 사업부 총괄로 있으면서 제조, 개발, 운영 등의 업무를 했습니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전기자전거 업계를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침 제가 동국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공했거든요. 주변의 실력 있는 지인을 모아 전기자전거 전용 소프트웨어를 전문적으로 개발하고자 2022년 발켄쉐어링을 창립했습니다.
에코라운지와 발켄쉐어링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협업하고 있었는데요. 각자의 영역을 통합하고 업무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회사를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올해 발켄모빌리티를 설립했습니다.
IT동아: 2020년 이후 전기자전거 분야에 집중하셨는데요. 요즘 전기자전거 시장은 어떤가요?
김민준 대표: 전기자전거는 친환경 모빌리티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공유 모빌리티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사는 대부분 전동 킥보드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법령이 개정되면서 전동 킥보드가 원동기로 들어갔어요. 전기 힘만으로 구동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탑승자는 헬멧을 착용하고 원동기 이상의 면허증을 소지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어요. 속도도 25km/h 이하로 제한되고요.
이에 전기자전거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기자전거는 사용자가 페달을 굴리면 모터가 도와주는 PAS(Pedal Assist System) 방식입니다. 일단 사람이 힘을 들인다는 측면에서 일반 자전거의 하위 카테고리로 분류되었어요. 즉 일반 자전거의 규제를 적용합니다. 헬멧은 권장 사항이고 별도의 면허증도 필요 없습니다.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죠. 이런 이유로 국내 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사가 킥보드를 전기자전거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전기자전거·충전 스테이션·소프트웨어 모두 갖췄다
IT동아: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발켄모빌리티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우선 사명은 어떤 의미인가요?
김민준 대표: 처음에는 ‘발로 컨트롤한다’는 의미에서 ‘발컨’이라는 이름을 떠올렸어요. 그런데 어감이 좀 이상하더라고요. 다른 이름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독일어 중에 발컨과 비슷한 발음의 ‘발켄(Balken)’이라는 단어가 있더라고요. 의미는 대들보, 주춧돌입니다. 그래서 전기자전거 분야의 대들보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아 발켄이라고 지었습니다.
IT동아: 발켄모빌리티는 에코라운지와 발켄쉐어링을 통합했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나요?
김민준 대표: 발켄모빌리티는 전기자전거, 충전 스테이션, 전용 앱을 모두 개발 및 제조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전기자전거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한 곳은 국내에서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IT동아: 다른 것은 감이 오는데, 충전 스테이션이 다소 생소합니다. 전기차처럼 충전하는 곳인가요?
김민준 대표: 충전 스테이션은 말 그대로 전기자전거를 거치하고 충전하는 장비입니다. 무선 충전 패드를 이용하는데요. 전기자전거를 충전 스테이션에 거치하면 충전 패드가 맞닿아 전기자전거의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합니다. 물론 배터리를 분리해 충전할 수도 있지만 충전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번거로움 없이 편하게 충전할 수 있습니다. 단 거치와 충전 패드 위치 때문에 호환되는 것만 이용할 수 있어요.
충전 스테이션을 통해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공유 모빌리티의 무분별한 주차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요. 정해진 자리에 주차해야 하니 무질서하게 방치될 염려가 없습니다. 또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업으로 충전 스테이션에 자전거를 반납하면 지역 상권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할 예정이거든요. 인근 편의점이나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IT동아: 전용 앱은 어떤 기능을 지원하나요?
김민준 대표: 한 마디로 공유 전기자전거 앱입니다. 자전거 잠금 및 잠금 해제, 결제 등의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고요. 저희가 사유지를 타깃으로 하는데 그에 관련된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유지에 거주 혹은 근무하는 사람인지 분별하는 사용 권한 확인, 관리자를 위한 관리 기능 등입니다.
IT동아: 사유지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이유가 있나요?
김민준 대표: 저희는 공유지가 아닌 사유지를 대상으로 합니다. 특정 집단에 소속된 인원이 사유지 내에서 탈 수 있는 이동 수단인 것이죠. 여기서 사유지는 대단지 아파트, 대학교, 공장 단지, 리조트 단지 같은 곳입니다.
사실 이런 시도는 이전부터 있었어요. 하지만 적절한 운영 방식을 찾지 못해 이렇다 할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문제가 인력이에요. 무분별한 주차로 인해 자전거를 수거하고 재배치하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충전해야 하는 인력도 있어야 하고요. 저희는 이런 부분을 충전 스테이션으로 해결합니다.
그러니까 수요가 많은 지점에 충전 스테이션을 설치하면, 이용자는 스테이션에서 전기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다가 원하는 스테이션에 주차합니다. 이때 전기자전거는 자동으로 충전되니 자전거 재배치, 배터리 교체 및 충전을 위한 인력을 줄일 수 있어요. 실제 테스트해 보니 70~80%의 업무량을 줄일 수 있더라고요.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 진행
IT동아: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김민준 대표: 사실 저희가 사유지를 타깃으로 하는 이유가 해외 진출을 고려했기 때문입니다. 공유지를 대상으로 하면 나라마다 확인해야 할 것이 많습니다. 관련 규제나 자전거 도로 인프라 환경 등이 다르기 때문이죠. 하지만 사유지의 경우 내부에서 운영 규칙을 정할 수 있어요. 공유지보다는 유연성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저희는 각 나라의 법적인 규제에서 다소 자유로울 수 있는 사유지를 타깃으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가 충전 스테이션을 일반 가정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한 대용으로 개발했어요. 이 역시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파트가 많고 주택이어도 자투리 공간이 적어요. 하지만 해외, 특히 북미의 경우 대부분 주택인데, 자투리 공간이 많아요. 그곳을 활용하면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충전 스테이션에 세워두기만 하면 잠금장치도 작동합니다. 도난 방지 효과도 있는 것이죠. 이런 특징이 해외 시장에서도 유리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IT동아: 현재 동국대학교 창업지원단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김민준 대표: 일단 사무공간을 지원받았습니다. 저희 개발 인력이 대부분 동국대학교 출신인데요. 학교와 가까운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어요. 산학협력 부분도 유리하고요. 또한 IR 피칭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받았습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민준 대표: 저희가 현재 모든 개발을 마치고 대기업,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해 공유 전기자전거를 테스트 운영 중입니다. 전기자전거의 경우 올해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또한 대학교, 리조트 단지 등 사유지 대상 사업도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 같아요. 이를 통해 저희 솔루션의 고도화도 함께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전기자전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대중교통 전기자전거 통합 결제 솔루션과 전방 장애물 감지 시 모터 출력 제한 기능입니다.
대중교통 전기자전거 통합 결제 솔루션의 경우 별도 앱 실행 없이 태그만으로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공유 전기자전거의 경우 일종의 대중교통입니다. 우리가 보통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아요. 단말기에 신용카드나 모바일 기기를 태그하는 방식으로 요금을 지불하죠. 이를 공유 전기자전거에도 적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은 한층 강화될 수 있어요. 나아가 저희는 길 찾기 서비스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법까지 추가하고자 합니다.
전방 장애물 감지 시 모터 출력 제한 기능은 자전거 앞에 블랙박스형 카메라를 달아 전방에 장애물이 보이면 모터 출력을 제한하고 장애물이 사라지면 다시 출력을 높이는 기능입니다. 안전성을 강화하는 기능으로, 현재 동국대학교 비전 인공지능(AI) 연구실과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전기자전거 활용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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