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매출이 삼성전자와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로 크지 않다.
하지만, 현지 사업 공백이 언제까지 장기화될 지 불투명한데다 후발 경쟁자인 중국이 빠르게 시장 선두로 부상해 양 사 고민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에프플러스 그룹에 따르면 온·오프라인을 합친 지난해 연간 판매 집계에서 하이얼은 냉장고(15.1%)와 세탁기(16.1%) 부문 1위를 각각 기록했다. 하이얼이 인수한 이탈리아 캔디(Candy)도 세탁기 부문 4위(9.6%)에 올랐다.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LG전자를 선두로 보쉬, 밀레 등 글로벌 가전 기업이 강세를 보인 시장이다. 하지만,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하이얼을 비롯 튀르키예 베코(Beko), 러시아 비류사(Biryusa), 벨라루스 아틀란트(Atlant) 등 중국과 러시아 인근 국가 등 러시아 우호국가 브랜드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러시아 TV 시장에서도 삼성·LG 점유율은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에프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TV 시장 1~3위는 중국 하이얼(11.5%), 샤오미(8.3%), 하이센스(6.6%)가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현지 TV 시장서 9년간 약 25%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지지만, 이 기간 5.1%로 줄었다. LG전자는 전쟁 직전 19.1% 점유율에서 지난해 1월 기준 4.2%까지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현지 점유율이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