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을 종합하면 우리·하나금융이 각각 증권과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은 이달 열린 이사회에서 포스증권 인수 검토를 보고했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KB·신한·한·하나·우리)중 유일하게 산하에 보험사와 증권사가 없다. 포스증권은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온라인으로만 영업하는 소형 업체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큰 리스크에서 자유롭다. 우리금융입장에서는 ‘저비용 고효율’을 노릴 수 있는 매물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이달 초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고 말했다. 현재 증권사 중 잠재매물로는 포스증권을 비롯해 유안타증권, 다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증권 등이 거론된다.
지난해 KDB생명보험 인수전에서 막판에 철수했던 하나금융 역시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M&A 레이더를 돌리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보험업권에서는 KDB생명을 비롯해 ABL생명, MG손해보험 등이 매물로 나와 있고 추가로 동양생명과 롯데손해보험도 매각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관측된다.
4대 금융지주 지난해 실적은 비은행 부문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비은행 부문이 선전한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 금융지주 자리를 탈환했다. 비은행 부문이 전무하다시피한 우리금융은 하나금융지주와 순이익이 1조원 가까이(하나금융 3조4516억원, 우리금융 2조5167억원) 벌어지며 3위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당분간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수익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 PF 리스크 등 부실에 대비해 여전히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정부 정책에도 부응해야 한다.
NH농협은행을 비롯한 4대 시중은행은 올해 5조원 규모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조성해 신사업 진출과 사업확대 등에 자금이 필요한 중견기업을 지원한다. 또 추가로 6조원 규모 중견기업 전용저리대출 집행, 1조8000억원 규모 회사채 매입, 2조3000억원 규모 성장 보증 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등 총 20조원 규모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기업금융에서도 정부 입김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