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와이어드컴퍼니 황봄님 대표 “워케이션, 조직 문화를 만드는 기술”
2024년 02월 17일
[IT동아 남시현 기자]
“비록 부산 워케이션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실시간으로 직원들이 경험하고, 보고 있는 것들을 공유받으니 부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확실히 업무적으로 한층 더 성장하려면 인간적인 교류, 신뢰가 더 쌓여야 한다. 함께 일하면 보탬이 되는 직원들끼리 갔다 오니 짧은 시간에도 더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와이어드컴퍼니의 황봄님 대표는 인터뷰 내내 회사와 직원의 동반 성장, 그리고 기업 문화의 조화에 대해 얘기했고, 함께 배석한 이호영 리드 역시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워케이션 체험담을 소개했다. 와이어드컴퍼니의 기업 문화가 단순히 스타트업을 넘어서, 실리콘밸리의 기업 같은 유연함과 신뢰 있는 조직 문화를 갖췄다고 생각 드는 대목이었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소셜셀러, 영향력자(이하 인플루언서)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1인 마켓 운영과 크리에이터 커머스, 1인 셀러 지원 플랫폼 케미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쉽게 말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내에서 활동하는 1인 인플루언서들의 개인 쇼핑몰 운영, 마케팅, 사후지원까지 돕는 서비스를 비즈니스로 삼고 있다.
최근 라이브 커머스나 유튜브 쇼핑 등 인플루언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와이어드컴퍼니 역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202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와이어드컴퍼니를 방문해 그들의 철학과 문화, 그리고 휴식에 대한 와이어드컴퍼니만의 방법론을 들어보았다.
마케터 출신 대표가 이끄는 ‘와이어드컴퍼니’
와이어드컴퍼니는 로레알, 샤넬 코리아에서 브랜드 마케터를 지낸 황봄님 대표(이하 황 대표)와 LG전자 출신 홍만의 대표가 공동 창업한 기업이며, 올해로 설립 6년 차에 접어들고 있다. 황 대표는 “이제는 인플루언서 시장이 유통 시장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서 와이어드컴퍼니는 소셜미디어와 제조사, 브랜드, 공급사를 인플루언서들과 연결하겠다는 뜻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일까. 그녀는 “마케터로의 커리어를 8년 정도 이어왔고, 2013년도에 퇴사하면서 작은 브랜드나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지원해 왔다. 그러다 2015년 이후 인스타그램 시장이 급성장하며 사업도 커졌고, 때마침 스타트업 생태계가 떠오르면서 2018년에 사업명을 와이어드컴퍼니로 바꾸고 법인을 설립했다”라면서, “마케팅, 사업 영역은 내가 담당하고 있고, 홍 대표가 케미를 비롯한 IT 솔루션 및 데이터 비즈니스 영역에서 힘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함께한 이호영 커머스기획팀 리드(이하 이호영 리드)의 역할도 물었다. 이호영 리드는 “와이어드컴퍼니는 소셜미디어 커머스를 관리하는 커머스 그룹, 와이어드컴퍼니 자체상품(PB) 및 크리에이터 브랜드를 개발하는 브랜드 그룹, 케미를 비롯한 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개발 그룹으로 나뉜다”라면서, “본인은 인플루언서들이 1인 마켓을 쉽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품을 연결하고, 고객관리, 발주 등 유통 서비스를 관리하는 커머스 매니지먼트 팀을 이끌고 있다”라고 답했다.
원격 근무는 물론 무제한 연차 및 자기 개발비까지··· 직원 문화는?
와이어드컴퍼니의 업무 문화는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모범이 될만한 사례다. 처음에는 대기업 출신인 두 대표 덕분에 조직 문화가 경직돼 있었으나, 20~30대 직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팀워크를 강조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한다. 황 대표 역시 개개인의 창의성과 업무 역량을 존중하기 위해 미국의 성공한 스타트업 문화를 두루 조사했고, 좋아하는 업무에 몰두하는 환경을 채용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결과 직원들 간의 신뢰 관계가 생겼고, 원하는 곳에서 일하기, 무제한 연차, 1.5시간 점심 시간, 자기개발비 무제한 등등 파격적인 복지가 도입됐다. 황 대표는 “일 하다보면 연차를 다 못쓰는 일이 허다하다. 그래서 아예 연차를 세지 않고 원할 때 사용하기로 했다”라면서, “자기개발비 무제한도 직원 하나하나가 비즈니스맨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입했다. 우리가 보는 시장이 SNS, 전자상거래, 마케팅 등이니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으면 지원을 해준다. 직원이 회사에 요청하는 것을 어떻게 해줄까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진행한 부산 워케이션도 어디서든 일하는 문화의 연장이다. 이호영 리드는 “지난해 개발 부서에서 한 달간 호주에서 근무하신 분도 있었고, 포르투갈이나 유럽으로 갔다 오신 분도 있다. 그래도 우리 회사는 팀이 대면으로 작업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겨서 팀끼리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게 기본이다. 부산으로 워케이션을 떠난 이유도 조직 전체가 휴식과 단합, 업무를 할 수 있어서였다”라고 말했다.
“부산으로 떠난 워케이션, 소개부터 계획, 실제 업무까지 깔끔했다”
부산 워케이션 센터는 부산 동구, 중구, 서구, 영도구, 금정구 다섯 곳에 걸쳐 숙소 및 업무 공간을 제공한다. 법인은 물론 개인 사업자 및 프리랜서 등 누구나 등록 후 방문할 수 있으며, 연계 숙소 할인은 물론 업무 공간 자체가 무료로 제공된다. 와이어드컴퍼니는 지난해 5월 말에 10명, 6월 말에 28명이 부산 워케이션 센터를 찾아 5근무일 간 업무와 휴식을 병행했다.
이호영 리드는 “22년에는 제주로 워케이션을 다녀왔고, 23년은 서울경제진흥원(SBA)의 소개를 받고 다녀왔다. 제주의 경우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일정이나 예약, 렌터카 등을 다 마련해야 해 어려웠지만, 부산은 거점 센터를 기점으로 활동하고 대중교통도 원활해 어려움이 없었다”라면서, “이동이 자유로우니 각자 앞 뒤 주말을 붙이거나 개인 연차를 붙이는 식으로 각자의 워케이션 일정을 만들었다. 디자인 팀의 경우 워케이션과 함께 부산 디자인 위크를 방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시설이나 업무 환경은 물론 직원 단합에도 긍정적이었다. 이호영 리드는 “부산 워케이션 센터가 작년에 개소하다 보니 시설이 매우 좋았고, 대규모로 온 만큼 전용 회의실도 제공받았다. 덕분에 팀 간 업무나 소규모 조직간 업무도 편리했다. 부산 앞바다가 바로 보이는 전망 역시 매력적”라면서, “저녁에는 근처에 남포동, 서면 등으로 가 단합대회를 열었고, 말 그대로 근무와 워크숍을 같이 진행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말했다.
현재 와이어드컴퍼니가 입주해 있는 위워크와의 비교도 부탁했다. 이호영 리드는 “위워크와 비교해도 시설, 수준은 거의 비슷한데 풍경은 훨씬 좋다. 그래도 위워크와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 모두 커피 정도는 기본 제공되고, 위워크가 유료다 보니 맥주나 상주 편의점 등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 나머지는 탕비실이 있어서 개인이 구비하면 되고, 또 센터 1층에 커피숍도 있어서 괜찮았다. 우리가 있을 때는 조용한 분위기였는데, 휴가 시즌에는 또 다를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워케이션은 와이어드컴퍼니가 조직문화를 만드는 방법
황 대표는 워케이션을 다녀오면 직원들의 분위기가 다르다고 말한다. 그녀는 “워케이션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직원 간 단합이 필요한 일이다. 자발적으로 일을 하고 모임을 갖고 하다 보면 동료애가 생기고, 팀워크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인다”라면서, “스타트업인 만큼 자금이 풍부하지 않다. 직원들에게 더 해주고 싶어도 못해줄 때가 많은데, 부산 워케이션 센터는 직접적으로 지원해줘서 좋았다. 다른 스타트업 역시 직원문화 형성에 도움이 되는 큰 이벤트라는 취지로 부산 워케이션 센터를 이용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특히나 “회사원이라면 누구나 일주일, 열흘씩 워케이션을 다녀오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다. 지금도 전체 회식이나 컨벤션 센터를 빌린다거나, 체육대회를 하는 그런 기업들이 많다. 그런 것보다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일하고 쉴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게 오늘날의 조직문화를 만드는 기술이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와이어드컴퍼니의 모델, 1조의 가능성 보여줄 것”
마지막으로 황봄님 대표는 올해, 그리고 내년의 목표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그녀는 “5년 전만 해도 SNS를 활용한 전자상거래 시장은 유통가로 따지면 지하경제였다. 하지만 지금은 명확하게 사업 분야가 드러났고, 누구나 SNS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가 5년 간 만들어온 시장이 대중적으로 될 수 있도록 기업을 키우는 게 와이어드컴퍼니의 올해와 내년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처음에는 인스타그램 위주로 1인 사장님들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와도 함께하고, 플랫폼 경제를 통해 더 큰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며, SNS 기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1조 단위로 올라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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