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법무부 산하 키이우 과학수사연구소는 텔레그램을 통해 지난 7일 러시아의 키이우 공격 잔해에서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신형 미사일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되는 파편 수십 점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부품과 파편에 남은 표시, 식별 코드와 관련 무기 특징 등이 지르콘이 전투에 처음 사용됐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지르콘’은 러시아가 개발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발표에 따르면 마하8(음속 8배; 시속 9900km)이라는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목표를 타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극초음속은 마하5 이상 속도를 뜻한다.
미국의 미사일방어옹호연맹(MDAA)은 러시아가 공개한 정보가 사실이라면 요격을 통한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비행하는 동안 만들어내는 플라즈마 구름 또한 레이더를 방해해 탐지 자체도 어렵다.
지난해 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영 타스 통신을 통해 러시아 최신 군함 중 하나가 ‘지르콘’을 탑재했다고 밝혔지만 이후 실제 전장에 투입됐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어 일 년만에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CNN은 만약 러시아의 지르콘 발사가 사실이라면 지금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우크라이나는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은 몇 차례 격추한 바 있으나, KH-22 순항미사일은 단 한 차례도 격추시키지 못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의 생산 비용이 매우 높고 실제 전장에서 어느정도 효과를 낼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르콘이 우크라이나전쟁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