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7일 “정책자금을 제외하고 초기자본 4000억원을 마련했고 유상증자와 시리즈A 투자 유치를 통해 2000억원 이상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기존 이통 3사 투자금의 5.5% 수준인 6128억원 투입만으로 5G 28㎓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주파수 할당대가 4301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통신설비 구축 단가를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28㎓ 기지국 6000대 구축 비용을 기존 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면서 이통사가 반납한 28㎓ 장비 재활용 방안도 모색한다.
서 대표는 “높은 낙찰가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사업구조를 온라인 중심으로 단순화하고 코어망 가상화와 타사 망을 활용해 초기 설비투자비를 절감하면 충분히 사업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이렇게 아낀 비용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요금 혜택을 높인다면 3년내 매출 1조원 달성과 흑자 구조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망 유지비용과 운영비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절감한다. 이 과정에서 주주로 남아있는 카카오와 협력도 지속한다. 고객센터는 카카오 AI 기반 AICC로 내재화해 개통 및 가입절차를 자동화한다. 서 대표는 “카카오는 스테이지파이브 최대주주에서 내려오지만 온라인 유통과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시너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28㎓ 초기비용을 최소화해 사업 안전성을 확보한 후 추가자금 조달을 통해 중저대역 주파수까지 확보,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28㎓ 대역으론 전국망 구축이 어려운 만큼 중저대역 주파수를 이용해 자체망까지 확보하는 게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로드맵이다.
컨소시엄을 주도한 스테이지파이브와 역할 분리와 관련, 스테이지엑스는 장기적으로 자체망 구축을 통한 제4 이통으로 도약에 집중한다. 스테이지파이브는 별도법인으로 풀MVNO 사업자로서 지위를 강화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양사 모두 당분간 서 대표가 이끈다.
회사는 이같은 사업 전략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서 대표는 “단통법 폐지 상황을 긍정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스테이지엑스가 온라인 유통구조를 지향하는 만큼 불법보조금 등을 온라인에서 투명·공정하게 제공할 수 있다면 소비자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국망 사업자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 발생이 예상되는 3사망 공동이용(로밍) 대가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서 대표는 “로밍비용은 상품의 원가에 해당돼 (6128억원과) 별도로 봐야한다”면서 “상품 경쟁력 측면에서 이야기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통신 시장의 근본적 혁신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서비스 차별화 전략과 기술, 기존 이통사와 경쟁할 점유율 확보 방안 등에 대한 청사진은 미흡하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과 차별화할 수 있는 5G망에 올릴 특화 서비스가 무엇인지 이번에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제4이통으로 자생력을 갖추려면 10%대 마켓쉐어는 확보해야 할텐데 지금 구조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