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가격을 낮춘 갤럭시Z폴드를 내놓는다. 펜 입력 기능을 갖춘 Z폴드 신형과 펜 입력을 제외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폴더블 스마트폰에 대한 가격 부담을 줄여 수요 확대를 추진하려는 시도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 폴드6(가칭)를 2종으로 늘려 출시할 계획이다. 전작처럼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S펜 기능을 탑재한 것과 S펜 기능이 없는 모델을 추가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종 모두 올해 하반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갤럭시Z폴드가 2종으로 늘어나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로축을 중심으로 화면이 접히는 Z폴드를 첫 출시한 이후 매년 가을 신형 폴드 1종을, 2020년부터는 가로축으로 접히는 플립 1종을 출시해왔다.
삼성이 펜 입력 기능을 제외한 제품을 기획한 건 가격을 낮춘 ‘보급형 폴드’를 출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펜 움직임을 인식하는 ‘디지타이저’라는 부품이 필수다. 대면적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으로 만들어지는 이 디지타이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제외한 일반 스마트폰 부품 대비 고가로 알려져 이를 빼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다. 삼성은 디지타이저 외에도 다른 부품이나 성능에 차이를 둬 가격을 낮추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모델 준비는 폴더블폰 판매 확대를 위해서다. 모든 모델에 펜 입력 기능을 탑재해 소비자 접근성을 떨어뜨리기 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모델을 만들어 구매 부담을 줄이고, 확판을 노리는 전략이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면서 폴더블폰 ‘대세화’를 노린다. 그러나 예상보다 속도가 더뎠다. 삼성은 대중화의 가늠자로 여겨지는 연간 1000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으나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깨고, 구매로 연결시키기 위해 가격을 낮춘 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삼성 폴더블폰이 고급형과 보급형으로 모델이 세분화되는 해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판매 속도를 끌어 올리는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삼성전자 폴더블폰 점유율은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Z시리즈를 출시한 3분기 기준 72%로, 이는 전작을 출시한 2022년 3분기(86%)에 비해 14% 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4분기에는 하락 폭(83%→42%)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