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 위원장으 지난 23일 열린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디플정의 사업 방향과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하지만 지자체 별로 데이터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정부가 각 부처, 지자체 데이터를 수집해도 데이터 상태가 서로 달라 결합과 공유에 한계가 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는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 획득 단계부터 체계화하고자 한다.
고 위원장은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정부 각 부처, 기관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공유, 활용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더 높은 생산성을 창출할 수 있게 데이터를 모아 활용하는 플랫폼”이라며 “초거대 AI 도입으로 공공의 정책 품질을 높이고, 초연결 디지털 트윈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장 간편화 인허가 서비스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정부 서비스다. 공장 인허가 과정은 굉장히 복잡하다. 공장 설립 컨설팅 비용만 5000만원가량이 들고, 공장입지 탐색 기간에 평균 6개월이 걸린다. 법령과 절차도 까다롭다. 공장설립에는 6개 기관을 방문해 첨부서류 24종이 필요하며, 건축허가는 12곳을 방문해 서류 84종이 필요하다.
이어 “산업부의 팩토리온은 공장설립이 가능한 지역별 입지를 추천해주고, 국토부의 디지털트윈이 3차원 기반으로 추천 부지에 공장 건축 시뮬레이션 기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플랫폼정부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에 1억달러 규모 ‘디지털 트윈 플랫폼 서비스 구축’ 계약으로 디플정 1호 수출 성과를 내기도 했다. 네이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가 함께 사우디 주요도시에 디지털 트윈을 구현해주는 사업이다. 민관이 함께 수출 성과를 이뤄냈다.
국민이 정부 기관으로부터 발급받는 첨부서류는 연간 7억통이다. 국민 1인당 평균 13.6건을 발급받는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4조원 규모다.
한 기관에서 발급받은 서류를 다른 기관에 제출하면서 행정 소요가 큰 상황이다. 디플정은 기관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서류 제출을 위한 관공서 방문에 허비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시키고 있다.
고 위원장은 “정부 내에서 서류를 주고 받을 수 있게 칸막이를 지워버리면 비용도 아낄 수 있고, 국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정부24에 로그인해서 한번에 모든 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2026년까지 모든 민원 업무를 통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디플정은 ‘혜택 알리미’ 서비스로 국민에게 필요한 복지를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청년 지원 프로그램이 약 4000여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도 약 1700여개다. 정부가 복지를 제공해도 개인이 하나하나 찾기 어렵다.
고 위원장은 “본인이 동의하면 AI가 분석해 혜택받을 수 있는 복지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2026년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데이터를 모아 1만개 이상 중에서 최소 3000여개는 혜택 알리미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한국은 데이터 공유 측면에서는 선진국이지만 데이터 기반이 되는 인프라에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정보화 시스템은 1만 7000여개가 넘는다. 디지털정부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그 유산이라 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은 데이터 융합과 클라우드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지난 11월 행정망 마비 사태도 복잡한 정보화 시스템 구조에서 불가피했다.
고 위원장은 “1만 7000여개 데이터가 시스템마다 막혀있어서 필요한 데이터를 끄집어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정부 시스템의 많은 부분을 민간 클라우드로 옮겨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거대 AI로 활용하고, SaaS 활성화를 하려면 민간 클라우드가 필요하고, 올해 이와 관련한 예산도 책정돼 있다”며 “모든 정부 시스템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 전환이 경제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