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를 중심으로 4분기 대형 증권사의 대규모 적자 발생을 우려하는 시선이 커지고 있다. 각 증권사마다 실적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합산 4분기 영업손실이 303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배주주 순손실은 1899억원으로 적자 전환을 점쳤다. 앞서 증권사들이 내놓은 보고서 가운데 가장 부정적으로 전망치를 잡았다.
4분기 전망이 가장 어두운 건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4분기 미래에셋증권이 3486억원, 키움증권이 17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각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규모 평가손실과 영풍제지 관련 손실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다른 증권사 전망도 마찬가지다. KB증권은 5개 증권사의 지배주주 기준 순손실을 880억원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은 자사를 제외한 4개 증권사의 당기순손실이 771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메리츠증권은 1496억원의 순손실, 하나증권은 736억원의 순손실을 교보증권도 1647억원의 적자를 전망했다.
대체로 대형 증권사의 적자를 전망하면서도 그 규모가 각각 차이가 나는 이유는 각 증권사가 연말 실적에 얼마나 평가손실을 반영하느냐 여부 때문이다. 결국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전입액과 해외 투자자산 관련 평가 손실 여부가 핵심이다. 김지원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새로운 회계연도를 맞아 잠재 부실 가능 자산까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전입하거나 한번에 비용으로 인식한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된 만큼 올해 들어서는 IPO 등 전통 기업금융(IB) 부문의 영업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향후 에이피알, HD현대마린솔루션 등 기업가치 조 단위 기업들의 상장이 예정된데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가면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 전반에서 감원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각 증권사는 IPO 관련 부서를 늘리고, 기존 인력을 승진 발령하는 등 IPO 경쟁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9월을 저점으로 IPO 기업 수와 공모금액이 크게 상승하는 추세”라면서 “올해 연초부터 이미 조 단위 규모의 IPO 기업들이 상장을 추진 중인 것으로 미루어보아 작년 실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