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가 지난해 보릿고개를 넘으며 기대보다 부진한 연간 실적을 예고했다. 분기마다 역대급 성과를 올리며 독주를 펼치던 넥슨마저 4분기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컨센서스를 하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래프톤만이 ‘배틀그라운드’에 힘입어 깜짝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등은 전년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4분기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등 핵심 라인업 주요 지표가 꺾이며 연매출 4조원 달성에 적색등이 켜졌다. 당초 연말 대형 콘텐츠 업데이트를 기반으로 무난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게임 라이브 운영 관련 예기치 못한 대내외적 이슈에 휘말리며 제동이 걸렸다.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이 앞서 제시한 2023년 4분기 실적 전망은 매출 7928억~8671억원, 영업이익 1025억~160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3분기까지 누적으로 전년도 기록을 넘어섰다. 다만 매출 4조원 달성은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주력 게임 수익모델(BM) 정비를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새롭게 선보일 ‘퍼스트 디센던트’ ‘마비노기 모바일’ 등 신작과 함께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 관계자는 “2024년을 보다 성숙한 기업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고, 소비자와 게이머를 우선시한 서비스 제공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야심작 ‘쓰론앤리버티(TL)’가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여주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연매출 1조7835억원, 영업이익 1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73%가량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실적 반등의 향배는 TL 글로벌 성과에 달렸다. 아마존과 함께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진출해 본격적인 승부수를 던진다.
앞서 7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이 유력하다. ‘신의 탑:새로운 세계’와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연이어 흥행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연간 전체로는 전년보다 적자폭을 줄인 800억원가량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9106억원, 영업이익 7680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부터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게임 서비스가 재개되고 국내에서도 4분기 대규모 업데이트를 바탕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 등 신작도 올해 국내외 큰 기대를 받으며 출격을 준비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약 56% 급감한 7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 ‘롬’과 모바일 RPG ‘가디스오더’ 등 주요 신작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여 실적 반등에 나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