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혁신스타트업 in 홍릉] 픽셀로 “눈 건강 관리, 안구 질환 예방하는 아이케어 솔루션”
2024년 01월 30일
[IT동아 한만혁 기자] 고화질 콘텐츠와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로 디스플레이를 보는 시간이 늘면서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어린 나이부터 안경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노안이나 퇴행성 안구 질환 발병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과 고령화도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도 쉽게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병원에 가야 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중증도가 심해져야 병원을 찾는다. 눈 건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현재 상태를 제대로 알지 못해 제때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픽셀로는 병원을 방문하기 전 스스로 눈 건강을 체크하고 보호할 수 있는 디지털 아이케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노안이나 안구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도록 돕는 솔루션이다. 픽셀로는 자사 솔루션을 통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눈 건강을 관리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픽셀로를 이끌고 있는 강석명 대표를 만나 디지털 아이케어 솔루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눈 건강에 진심인 픽셀로
IT동아: 안녕하세요, 강석명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석명 대표: 안녕하세요. 눈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강석명입니다. 저는 삼성전자에서 18년간 하드웨어 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했습니다. 당시 수석 연구원까지 지냈는데요. 대기업에만 있다 보니 외부의 산업환경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체험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C-Lab)에 참여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픽셀로는 창업 멤버로 시작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IT동아: 픽셀로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합니다. 어떤 솔루션을 개발하는 회사인가요?
강석명 대표: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오감 중 가장 잃기 싫은 것이 시각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고요. 모두 눈 건강의 중요성을 의미합니다. 물론 눈이 소중하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정작 관리는 소홀해요.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실명 직전 단계에서야 병원을 찾는 분들이 적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눈 건강에 주목했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에게 선명한 세상을 보여주자는 미션 아래 건강한 눈을 지킬 수 있는 디지털 아이케어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픽셀로는 삼성전자 씨랩에서 독립 기업으로 분리한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당시 저희가 참여한 과제는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이었어요. 노안이 오면 원시가 강해져 스마트폰을 보기 어렵습니다. 글자를 크게 하거나 돋보기 같은 보조도구가 필요해요. 저희는 돋보기 없이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에 대해 연구했고, 이를 기반으로 2017년 11월 픽셀로를 설립했습니다. 지금은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눈 건강을 측정하고 보호하는 여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사명은 최소 화소 단위인 ‘픽셀’과 ‘路(길 로)’의 합성어입니다. 픽셀에서 나오는 어하면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눈 건강 측정과 보호를 위한 센싱·케어 솔루션
IT동아: 디지털 아이케어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솔루션인가요?
강석명 대표: 저희 솔루션은 크게 눈 건강을 측정하는 ‘센싱’과 눈을 보호하는 ‘케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센싱 솔루션부터 말씀드릴게요.
사람은 나이가 들면 노안이나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퇴행성 안구 질환이 생깁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과를 정기적으로 가야 해요. 하지만 대부분 이상을 느껴도 확실하지 않으니 그냥 지나칩니다. 지방 같은 경우 안과가 많지 않아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렇다고 자가 진단 도구가 있는 것도 아니죠.
저희가 개발한 센싱 솔루션 ‘내눈’은 시력과 눈 건강 상태를 측정합니다. 눈을 인식하고 시력을 측정하는 AI 알고리즘, 기기와 눈 거리에 따라 시표 크기를 조절하는 알고리즘, 아이 트래킹 기반 동공 추적 기술 등을 적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력 저하, 노안 여부, 황반변성 등의 안구 질환 유무 및 중증도를 확인할 수 있어요. 안구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어르신들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굉장히 쉽게 구현했습니다. 용어, 문장도 최대한 쉬운 것으로 선정했어요. 실제 어르신 대상으로 테스트하면서 보완했습니다.
‘내눈’은 지난해 키오스크와 앱으로 출시했습니다. 키오스크는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안과의료용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1등급 허가를 받았습니다. 저희가 이전부터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데요. 외국 바이어나 관람객은 의료기기 허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신뢰도나 가치 평가가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지난해 의료기기 허가에 집중했죠. 물론 해외에서도 의료기기 허가를 취득할 예정입니다.
앱은 웰니스 분야에 특화한 서비스입니다. 스마트폰을 고려해 전체적인 UI나 시표를 작은 화면으로 구현했습니다. 덕분에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가정에서 스마트폰으로 쉽게 다양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눈 운동 프로그램도 넣었어요.
키오스크와 앱 모두 검사 항목은 같지만, 민감도 측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키오스크는 의료기기 허가까지 받았으니 좀 더 정밀하게 측정합니다.
IT동아: 센싱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셨는데요. 이번에는 케어 솔루션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석명 대표: 눈 건강을 측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눈 운동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눈을 쉬게 하면서 눈 깜빡임이나 안구 움직임을 유도합니다. 앞서 잠깐 말씀드렸는데 내눈 앱에서 이용할 수 있어요.
또한 비비드필름 브랜드로 노안 필름, 시력 보호 필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노안 필름은 저희가 처음 연구 개발했던 아이템입니다. 각 픽셀의 빛 양을 조절하고 그 앞에 마이크로 렌즈를 씌워 화면을 좀 더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빛 번짐을 줄여 눈의 피로도를 낮추고 가독성도 좋아지죠. 특히 어르신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용으로 출시했습니다.
시력 보호 필름은 청색광을 차단해 시력을 보호합니다. 건강한 눈을 위해서는 필요한 제품이죠. 시력 보호 필름은 다양한 크기의 노트북, 모니터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 더 적극적인 반응
IT동아: 앞서 해외 전시회에 꾸준히 참가한다고 하셨는데, 해외에서는 반응이 어떤가요?
강석명 대표: 사실 저희 제품은 해외 시장에서 더 반응이 좋습니다. 우리나라는 의료시설이 잘되어 있고 도심지에서는 안과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하지만 해외의 경우 안과 전문의를 만나기가 어려워요. 예약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전문의를 찾지 않아도 눈 건강을 측정하고 안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저희 솔루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많습니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곳도 있고요. 그래서 올해 글로벌 진출도 좀 적극적으로 준비하려고 합니다.
IT동아: 현재 홍릉강소연구특구의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어떤 지원이 있었나요?
강석명 대표: 저희는 헬스케어 분야의 기업설명회(IR), 투자 유치 기회 등을 제공받았습니다. 그리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교수진을 통해 저희 제품에 대한 피드백과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전문의의 자문이어서 저희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올해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과의 협업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반적으로 사업 고도화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올해 홍릉강소연구특구를 통해 해외 바이어 네트워크 확보 및 실증 부분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IT동아: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석명 대표: 저희는 국내 최초로 콘택트렌즈 온라인 배송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추진 중입니다. 현재 콘택트렌즈의 경우 온라인 배송이 금지되어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인증받은 안경원에서 검안사를 통해 검사하면 그에 맞는 콘택트렌즈에 한해 1년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자는 내용의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습니다.
국민들의 눈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준비한 것입니다. 1년에 한 번씩 검안하게 되면 시력 관리도 가능하고 눈 건강도 챙길 수 있어요. 각종 안구 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안경원에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소할 수 있고, 안경원의 경우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통한 수익 창출을 꾀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불법 온라인 거래나 해외 직구를 양지로 끌어내는 효과도 있고요. 해외의 경우 이미 저희가 제안한 방법으로 콘택트렌즈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최종 심의를 기다리는 중인데요. 이것이 허용되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준비해서 안경원과 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혈압계처럼 저희 내눈 키오스크를 많이 보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혈압계의 경우 병원, 관공서는 물론이고 심지어 은행에서도 볼 수 있어요.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저희 내눈 키오스크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쉽게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통해 전 세계인이 눈 건강을 좀 더 쉽게 관리하고 안구 질환을 예방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글 /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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