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외식업주 커뮤니티에서는 새해 들어 쿠팡이츠로부터 와우할인 조건을 점검하는 전화를 받았다는 사례가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이 게시글들에 따르면 와우할인 가게를 대상으로 고객부담 배달팁을 배민 수준으로 맞추거나 쿠폰 적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와우할인 적용 매장 조건을 충족하지 않으면 와우할인 뱃지가 회수될 것이라는 문자도 발송하고 있다.
쿠팡 ‘와우할인’ 혜택은 지난해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공헌한 핵심 서비스다. 쿠팡 와우회원은 쿠팡이츠를 이용하면 음식 값의 최대 1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최소 주문금액, 고객부담 배달비, 쿠폰 혜택 등 매장 운영 전반을 타 배달앱과 동일하게 설정하면 ‘와우할인 가게’로 노출된다. 외식업주 입장에서는 ‘와우할인 가게’로 지정받지 않으면 쿠팡이츠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기 힘들다.
배달업계는 고객부담 배달팁을 낮추기 위해 새롭게 내놓은 배민1플러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경쟁사 쿠팡이츠가 가입업주에게 배민과 동일한 혜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은 지난 17일부터 배민1플러스를 시행하고 있다. 배민1플러스는 기존 한집배달과 알뜰배달로 나뉘었던 요금제를 통합하고, 고객부담 배달팁을 주문 금액이나 거리·수요 등을 고려해 자동 설정하는 점이 특징이다.
배민은 배민1플러스로 고객부담 배달팁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집·알뜰배달 모두 주문중개수수료는 6.8%에 업주 부담 배달비를 2500~3300원으로 적용하고 있다. 배민은 배민1플러스로 알뜰배달의 경우 고객부담 배달팁이 2000원 안팎, 한집배달 또한 전반적으로 이전보다 배달팁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쿠팡이츠의 고객부담 배달팁이 높아지게 된 것이다. 쿠팡이츠는 업주와 고객이 나눠내는 총 배달비를 업주에게 부과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수수료는 배민보다 3%포인트 높은 9.8%다.
하지만 새해 들어 쿠팡이츠가 공격적으로 와우할인 가게를 관리하면서 업계 1위인 배민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쿠팡이츠의 정책이 외식업주의 배민의 가입업주에게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배민 관계자는 “발생하는 불이익에 대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배민이나 요기요 등 다른 배달 앱은 식당점주에게 쿠팡이츠의 입점조건 등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쿠팡의 이 같은 정책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