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원인과 치료법이 뚜렷하게 규명되지 않은 점도 크게 작용한다.
다만 진단에는 여러 진전이 있다. 진단은 발병 후 악화를 늦추는 주요 요소다.
그리고 최근 실제 발병 오래전부터 회색질(gray matter) 두께로 향후 치매에 걸릴지 여부를 예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구성물질인 회색질은 회백질로도 불린다. 이름처럼 회색인데, 신경세포가 모인 곳이다.
클라우디아 사티자발 미국 텍사스대 의대 알츠하이머병·신경퇴행 질환 연구소 교수팀이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 (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5년, 나아가 10년 전부터 이후 치매 발병 여부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10년 전 찍은 뇌 MRI 영상으로도 치매가 발생한 사람, 발생하지 않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70~74세, 1000명의 참가자 MRI 뇌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 회색질 외피 두께가 두꺼우면 향후 치매와 연관이 없고, 얇을수록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회색질 외피 두께 수치가 하위 25%에 해당할 경우, 다른 75%에 해당하는 이들보다 치매 발생률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게다가 회색질 두께가 두꺼울수록 ‘일화 기억’을 비롯한 전체 인지기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화 기억은 이름처럼 과거 겪은 일화, 즉 사건에 대한 기록이다.
이런 결과는 인종이나 민족과 상관없이 변함없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회색질 두께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ApoE4 변이 유전자’와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봤지만, 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회색질의 두께를 치매 발생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추적하고, 예고하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향후 치매 치료법 개발과 평가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치매의 경우 이전부터 뇌 회색질 두께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리고 음주가 회색질을 얇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거론된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에서는 음주로 회색질이 기존 대비 0.8%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흡연으로도 0.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팀은 복부지방과 회색질의 연관성을 따지기도 했다. 체중이 3㎏ 늘때마다 회백질이 0.3% 감소하고, 특히 복부지방이 있으면 그 정도가 심하다는 분석이다.
반면에 규칙적으로 달리기나 걷기 등 운동을 하는 사람이 회색질이 더 크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