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CES 2024] IT 기자가 본 ‘디지털 헬스’의 4가지 트렌드
2024년 01월 22일
[라스베이거스=IT동아]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존의 의료 범위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건강 관리 방법이다. 미국 FDA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모바일 건강, 건강 정보기술, 웨어러블 장치, 원격 건강 및 원격 의료, 맞춤형 의료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라 보고 있다. 또한 디지털 헬스케어는 일상적인 기기를 활용해 질병을 더 면밀히 관리하고,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24)에서도 ‘헬스케어 및 웰니스’가 대단히 중요한 시장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CES 2024에서는 대기업은 물론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IT 기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변화와 추세를 네 가지로 짚어본다.
보다 쉽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진화 중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간편함이다. 디지털 헬스 자체가 보다 가볍고 접근성이 좋은 의료 방안을 뜻하는 말이다 보니, 누구나 쉽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가야 한다.
대만의 싱귤러 윙스(Singular wings)가 선보이는 비트인포(Beatinfo) 서비스는 헬스케어 단말기를 장착하고 있으면 심박수나 활동, 프로그램 등을 맞춤으로 측정하고 생리학적 보고서로 내놓는다. 또한 비침습 방식의 혈당 모니터링 단말기와도 연동해 장기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관리하도록 돕는다. 아울러 간병인이 있는 경우 원격으로도 건강 상태나 혈당 등을 모니터링하고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식으로도 제공된다.
프랑스의 의료용 진단기기 전문 기업 이키(iki)는 CES 2024에서 소변 검사를 활용한 개인화된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 개인용 소변검사 기기의 경우 나트륨 함량이나 단백질 함량 등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이키의 제품은 소변의 산도, 요산, 알부민, 칼슘, 마그네슘 등 총 열 가지의 항목을 키트 방식으로 간편하게 측정할 수 있고, 기기가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데이터를 보내 추적 관찰한다. 본인이 직접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간편하고, 또 의료 목적으로도 도입할 여지가 있다.
‘의료 기기’도 디지털 헬스로 발돋움해
애보트의 아베이르 이중 챔버 무전극 심박조율기는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제품이다. 심박 조율기(페이스메이커)는 이미 60여 년 가까이 사용된 제품이어서 충분히 유무선 방식으로 소형화가 되어있다. 하지만 애보트 아베이르 이중 챔버 무전극 심박조율기는 기존 페이스메이커 대비 10분의 1로 크기를 줄였다.
각각의 조율기를 우심방 또는 우심실에 각각 삽입하면, 독자적인 임플란트 간 통신 방식을 통해 장치의 조율 기능을 동기화한다. 또한 추후에 타이밍을 바꿀 수도 있고, 하나만 먼저 장착해 이식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무선 동기화 기술과 초소형화 기술이 일반 의료기기 시장과 융합해 급진적인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또한 기존의 웨어러블 장치가 FDA 승인을 받는 정식 의료 기기로 진화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아큐레이트 메디테크의 아큐레이트 24 BPM 커프리스 혈압 모니터는 손목에 장착하고 꾸준히 혈압을 측정하는 기기다. 기존에 압력을 가해 측정하는 혈압 측정 장치와 달리, 아큐레이트의 솔루션은 두 개의 압전 소자를 각각 배치하고, 혈압이 압전 소자를 건드리면서 발생하는 음파와 진동을 분석해 혈압을 판독한다. 또한 FDA 승인을 취득한 의료기기인 만큼 신뢰성도 충분하다.
SaaS, 클라우드 등 통해 빅데이터·디지털화
스위스의 메디테크 기업 뉴트릭스(Nutrix)는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최초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제공하는 플랫폼 지센스(gSense)를 개발했다. 지센스는 타액에 있는 코티솔과 포도당 농도를 감지해 피로도 및 혈당 등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으로 데이터화한다.
구축된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로 이동한 뒤 자체 기술력을 조합해 적절한 맞춤형 의료 지도 형태로 제공된다. 기존의 건강관리 솔루션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까지만 했으나, 지센스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단계까지 완성한 것이다. 추후 완성도가 높아지면 더 다양한 측정 방안과 원격 모니터링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번거로움 줄이고 실용적 방향으로 발전한 제품도 눈길
웨어러블의 번거로움 등을 줄이거나, 실용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디지털 헬스 제품들도 많다. 바디로그의 수면 측정 솔루션은 체스트 클립과 패치, 매트리스 기어 세 가지로 구성돼 있으며, 해당 기기들을 사용하고 자면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특히 수면 품질 등에 집중하는 타사 제품들과 달리 수면 시 자세부터 심·뇌혈관계와 관련된 데이터, 근골격계, 신경계 등 의료용 데이터 등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춰 만성 질환을 지속적으로 관리 및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다. 활용도에 따라 개인의 건강 분석은 물론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도 원격으로 환자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것까지 가능해진다.
기존에 착용해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불편함을 한층 줄인 방식의 디지털 헬스 제품도 등장했다. 위스메디컬(wismedical)의 웨어러블 생체 모니터링 디바이스는 시계나 스티커 방식이 아닌 실리콘 재질로 몸 중심부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부착 방법도 간단하고, 탄력이 있어서 다양한 움직임에도 불편함을 줄였다.
특히나 이동 시 흔들림이 적어 더 정확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무게도 10원 동전 세 개 정도에 불과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를 활용하면 의료 기관에서 24시간 심박 및 산소포화도 추적 등이 가능하고, 원격 의료나 운동 관리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웨어러블은 시계 형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형태로 발전한 좋은 사례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폰처럼 접하는 시대가 올지도
CES 2024 디지털 헬스 부스들을 둘러보며 느낀 점은 디지털 헬스 시장 전반이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에 대해 아는 바가 없는 IT 기자임에도 디지털 헬스케어 자체가 누구나 다룰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을 정도다. 게다가 디지털 헬스 제품들은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고도화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이것을 더 쉽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하는 것처럼,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도 일상적으로 누리게 될지 모른다. 아큐먼 리서치 앤 컨설팅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2023년부터 연평균 25.3%씩 성장해 2032년까지 1조 5920억 달러(약 209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T 인프라의 고도화와 사용자 친화적인 디지털 헬스 플랫폼 개발, 맞춤형 의료 경험 등이 시장 규모 확대에 크게 기여하는 것이다. 올해 CES에서도 이런 흐름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는 꾸준히 주목받는 주제가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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