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을 압도하는 디자인과 정지 상태에서 100㎞/h를 3초 만에 돌파할 만큼 강력한 성능을 지녔지만, 일상 주행에선 전기로 달리며 정숙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배출가스 없이 순수하게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31㎞를 달릴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커다란 엔진음을 뿜어내며 도로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내연기관 슈퍼카들과 완전히 다른 반전 매력이다. 영국 슈퍼카 브랜드 맥라렌의 미래를 보여주는 아투라를 서울과 춘천을 왕복하는 200㎞ 구간에서 시승했다.
시동을 걸면 차량은 소리없이 전기를 사용해 움직인다. 화려한 디자인의 외관과 달리 내부는 마치 고급 세단을 탄 것처럼 고요하다. 아투라는 E와 콤포트, 스포츠, 트랙 등 총 4개의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콤포트 모드로 서울 도심을 달려보니 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엔진 개입을 최소화했다. 전기로만 130㎞/h까지 달릴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PHEV 슈퍼카 아투라는 기존 맥라렌 내연기관 슈퍼카와 동일한 수준의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아투라의 최고 속도는 330㎞/h에 달하며, 정지 상태에서 100㎞/h, 200㎞/h, 300㎞/h에 도달하는 시간은 각각 3.0초, 8.3초, 21.5초에 불과하다.
아투라의 가장 큰 강점은 초경량 엔지니어링이다. 맥라렌이 개발한 초경량 카본 아키텍쳐(MCLA)가 최초 적용한 모노코크를 플랫폼으로 기반으로 한다. MCLA는 단순하게 가벼움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전체 중량을 줄이면서도 강력한 내구성과 유연성, 견고함, 안정성을 함께 높인다. 덕분에 아투라 중량은 1395㎏에 불과하다.
부드러운 변속 반응도 인상적이다. 아투라에 탑재된 8단 SSG 트랜스미션은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위한 특별한 설계를 거쳐 완성됐다. 일반적인 슈퍼카와 달리 후진 기어 없이 전진으로만 8 단인 아투라의 경량 기어 클러스터는 40㎜ 더 짧다. 기계식 후진 기어 대신 E-모터를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방식으로 후진으로 주행한다.
배터리 용량은 7.4㎾h이다. 배터리 냉각을 위한 냉각 레일과 배터리 전기 에너지를 전달하는 배전 장치 등이 포함된 배터리 시스템은 카본 파이버 모노코크 섀시 바닥에 장착했다. 아투라의 표준 EVSE 케이블를 사용하면 2시간 반 만에 배터리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주행 모드에 따라 주행 중 엔진을 통해 전력을 추가로 공급받을 수 있다.
슈퍼카이기에 감내해야 할 특성도 있다. 차체가 낮아 도로의 작은 요철까지 조심해야 하고, 타고 내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납 공간이 적고, 최신 차량에 비하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슈퍼카 구매를 고려하는 오너라면 아투라의 반전 매력은 크게 다가올 듯 하다. 맥라렌 아투라 가격은 3억2900만원부터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