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IT애정남] 미국발 관세 분쟁, 아이폰 가격도 오를까요?
2025년 03월 20일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1월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부터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 무역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지난 3월 12일에는 미국으로 수입하는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매겼고, 19일에는 4월 2일을 전후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수입 제품에 대한 가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재기하면서도,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구매하는 품목인 재량 소비재의 판매는 줄어드는 등 여파가 커지고 있죠. 지난 20일에는 미국 금리도 동결돼 소비 심리는 더 얼어붙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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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는 수입하는 기업이 부담하고, 대체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출처=셔터스톡](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5/3/20/84a1beaa534f43c4-thumbnail-1920x1080-70.jpg)
한편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이O님께서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높은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내 기업과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금액이 높아진다는 얘기는 많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가격이 높아질 거라는 얘기도 들리고요. 그런데 이 현상이 우리나라 권장 소비자 가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명확히 얘기하는 기사가 없습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우리나라 소비자 제품에 어떤 영향을 줄지 알려주세요”라는 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어떤 영향이 있을지 예를 들어 설명드립니다.
미국발 관세, 직접보다는 간접적 영향이 커
안녕하세요, IT동아입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것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관세란 국제 무역에서 교역되는 상품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미국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매겼는데, 이러면 미국 내 기업이 해외에서 철강 및 알루미늄을 들여올 때 세금을 더 내야 합니다. 오해하면 안 되는 게, 이를 판매한 국가나 기업이 부담하는 금액이 아닙니다.
하지만 실구매가가 높아지니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도 오릅니다. 이를 원치 않는다면 자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을 구매하는 게 좋겠죠? 그래서 관세는 수입국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무역 정책입니다. 비싼 관세를 물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외 제품을 살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자국 제품을 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말이죠.
관세가 보호무역 장치, 그리고 미국 내 기업 및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세금임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미국 브랜드 제품이지만 중국에서 제조되는 아이폰의 한국 소비자 가격은 어떻게 될까요? 일단 아이폰은 중국에서 제조돼 한국으로 오는 만큼 미국발 관세 전쟁과 무관합니다. 관세 전쟁보다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가격 상승 요인이 더 크죠. 하지만 미국 내 소비자 가격에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죠.
![[IT 동아] [IT애정남] 미국발 관세 분쟁, 아이폰 가격도 오를까요? 2 아이폰 16 프로, 현재 가격은 999달러지만 20% 관세를 부과하면 1199달러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 출처=애플코리아](https://it.donga.com/media/__sized__/images/2025/3/20/c3de92f748424681-thumbnail-1920x1080-70.jpg)
당초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져오는 스마트폰은 관세가 0%였지만, 두 차례에 걸쳐 관세를 20%까지 늘렸습니다. 지난해 관세가 0% 당시 아이폰 16 프로의 가격은 999달러(약 145만 원)였지만, 현행 20% 관세를 기준으로 하면 1199달러(약 174만 원)가 됩니다. 아직 애플이 공식적으로 관세 비용을 반영하진 않았으나,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가격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제조 공장을 관세가 0%인 인도로 이전 중이지만, 4월 2일 국가별 상호 관세로 인도발 스마트폰에 관세가 매겨지면 이 역시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될 것입니다.
물론 미국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 자체는 미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금액이고, 대한민국 내 판매 가격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중국 생산-미국 판매 스마트폰에 대해 원가에 이윤, 세금이 더 붙은 것이고, 국내 판매 스마트폰이 관세를 더 내는 건 아니니까요. 문제는 관세에 영향을 받는 많은 브랜드들이 미국 내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고자 다른 국가의 판매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에게 관세 상승 요인을 모두 전가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가격 전체를 조금씩 올려 가격 상승폭을 상쇄시키는거죠. 이렇게 되면 국내 판매가격도 자연스레 오르게 됩니다.
미국발 관세로 인해 미국 브랜드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 가격이 오를지 아닐지는 해당 기업의 글로벌 가격 전략에 달렸습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발간한 ‘트럼프 노믹스 2.0과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로 인한 교역 위축과 수출 감소로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고, 기업에 악영향을 미쳐 고용 감소 및 성장률 축소로 이어지고, 이윤 확보를 위해 제품 단가는 상승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경제가 역성장하면 환율은 높아지고, 아이폰 가격도 오르겠지요. 악순환에 빠지지 않게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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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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