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동아] [시승기] 로터스 최초의 순수전기 하이퍼 SUV, ‘엘레트라 S’
2025년 02월 06일
[IT동아 김동진 기자] 1948년에 설립돼 77년의 역사를 지닌 ‘로터스’는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로 명성을 얻은 제조사다. 무게가 약 800kg에 불과한 경량 스포츠카 엘리스(Elise)와 엑시지(Exige)등이 그 예다. 이제 로터스는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를 주력으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채비에 나섰다. 그 시작은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하이퍼 SUV인 엘레트라(Eletre)다. 엘레트라는 5.1m가 넘는 차체를 지녔지만, 공기저항 계수는 0.26 Cd에 불과하다. 오랜 역사를 지닌 스포츠카 브랜드의 공기역학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 차량이다.
‘로터스’ 최초 순수전기 SUV ‘엘레트라 S’…최고출력 612 마력·최대토크 72.4kg·m 성능 발휘
로터스 엘레트라는 엘레트라 S와 엘레트라 R, 두 가지 트림으로 나뉘어 출시됐다. 두 모델 모두 112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며, 엘레트라 S는 듀얼 모터를 바탕으로 최고출력 612 마력, 최대토크 72.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모델인 엘레트라 R은 최고출력 918마력, 최대토크 100.4kg·m의 성능을 지녔다. 시승차량은 ‘엘레트라 S’다.
엘레트라 S 전면부를 살펴보면, 길게 뻗은 헤드라이트와 프론트 그릴이 스포티한 인상을 풍긴다. 엘레트라는 로터스가 77년간 스포츠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갈고 닦은 핵심 원칙과 노하우를 반영해 개발한 차량이다. 특히 로터스가 자랑하는 공기역학 기술이 고스란히 담긴 차량이다.
예컨대 엘레트라에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한 수많은 통로를 마련, 대형 차체 대비 뛰어난 공기저항 계수와 주행 거리를 확보했다. 앞뒤 펜더 뿐 아니라 D필러 상단에도 공기 흐름을 위한 통로를 구성했다.
차량 곳곳에 공기역학 설계를 적용한 덕분에 길이 5.1m대 거대한 체격을 갖춘 엘레트라 S의 공기저항 계수는 Cd 0.26에 불과하다. 스포츠카 수준의 낮은 공기저항 계수다. 로터스 엘레트라 S의 전장(자동차 길이)은 5105㎜, 전폭(자동차 폭)은 2020㎜, 전고(자동차 높이)는 1640㎜,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 거리)는 3019㎜다.
엘레트라 측면부를 살펴보면, 마치 하나의 활이 휘어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하는 ‘원 보우(One-bow) 라인’과 A필러를 앞쪽으로 최대한 빼고 C필러를 보다 뒤에 위치하도록 설계한 ‘캡 포워드(Cab-forward)’ 디자인이 두드러진다.
이에 대해 벤 페인(Ben Payne) 로터스 디자인 총괄은 “로터스라는 브랜드가 지금까지 내연기관 차량으로 형성한 역사를 유지하면서도, 전기차라는 새로움을 디자인에 적용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이에 의도적으로 캡 포워드 디자인 실루엣을 강조했다”며 “이 같은 선택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로터스는 그간 미드십 레이아웃 내연기관차로 명성을 얻었다. 전기차로 전환했다고 해서 실루엣을 급격히 바꿀 이유가 없었다. 최적의 무게 배분과 성능을 위해 운전자가 차체 앞쪽으로 위치하도록 캡 포워드 디자인을 적용했다. 둘째로 이 같은 비율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아니라는 시각적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예컨대 전통적인 E-세그먼트 자동차의 경우, 긴 후드를 비롯해 실내공간이 차량 뒤쪽에 자리한다. 반면, 전기차의 경우 타이어 위치를 바꿔 실내공간을 전방으로 밀어냈다. 이는 차체 앞쪽에 커다란 내연기관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15.1 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 및 2160W 출력 사운드 시스템 장착
브랜드 헤리티지를 계승한 외관과 달리 실내에서는 첨단 기술로 구성한 디지털 환경이 돋보였다.
센터패시아 중앙에는 15.1 인치 HD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선명한 화질로 주행 정보를 접할 수 있었으며, 각종 기능 조작도 가능했다. 운전석 계기판과 동승석 대시보드에도 바 형태의 슬림한 디스플레이를 넣어 각종 주행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심플한 실내 구성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도어트림과 암레스트 등 탑승자 손길이 닿는 곳에는 부드러운 촉감의 가죽 소재에 정교한 금속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엘레트라 S에 기본 탑재된 영국 KEF 레퍼런스 서라운드 시스템도 운전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23개 스피커로 구성된 해당 시스템은 2160W의 출력을 발휘하며, 돌비 애트모스 기술도 지원한다.
5.1m에 달하는 긴 차체 덕분에 2열 공간도 넉넉했다. 성인 남성이 앉아 장시간 이동해도 무리가 없는 공간감이었다. 적재 공간도 넉넉하다. 후방 트렁크 공간은 기본 611리터에 2열 폴딩 시 1532리터까지 늘어나며, 46리터 용량의 전방 트렁크 공간도 활용 가능하다.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474km…각종 센서로 안전 강화
서울 도심과 경기도 파주 등 외곽 운행을 포함한 약 280km 코스로 주행을 시작했다. 공조시스템은 23도로 설정했으며, 차량을 94% 충전했을 때 확인한 주행가능 거리는 474km였다. 인증 주행가능 거리보다 높은 효율을 보였다. 엘레트라 S의 환경부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는 복합 463km다.
눈발이 날리는 궂은 날씨에도 차량 곳곳에 숨겨진 HD 카메라 7개, 레이더 6개, 라이더 4개 등 다양한 센서가 안전한 주행을 도왔다. 라이다는 빛 탐지 및 거리 측정(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로, 자율주행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개발·적용하고 있는 자동차 제조사가 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레이저의 빛을 발사해 그 빛이 물체와 부딪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감지한다. 이후 주변 모습을 정밀하게 그려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깜깜한 밤이나 기상 악화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경우에도 운전자에게 사람이나 사물의 존재를 감지해 알리는 역할을 한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덕분에 저속과 고속 모두 안정적인 승차감을 구현했으며, 특히 고속 구간에서는 최고출력 612 마력·최대토크 72.4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5.1m에 달하는 거대한 차체를 고려하면, 놀랍도록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다. 차량 곳곳에 적용된 공기역학 설계의 효과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단점도 있었다. 주행 중 궂은 날씨 때문에 사이드미러 조정을 시도했는데 그 과정이 복잡하고 번거로웠다.
엘레트라 S의 사이드미러를 조정하려면, 도어트림에 있는 사이드미러 버튼을 누르고 계기판에 사이드미러 조정 시그널을 확인한 후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배치된 버튼으로 좌우 사이드미러를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이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도어트림에 배치된 사이드미러 버튼이 매우 작아 잘못 누르면 사이드미러가 접히기도 한다. 다이얼을 활용한 직관적인 배치가 가능했을 텐데 굳이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도록 설계한 점은 아쉬웠다.
281km 거리 시승을 마치고 살펴본 전비 효율은 kWh당 3.57km 수준으로 공인 복합 전비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시승 당일 궂은 날씨로 윈터 타이어를 탑재하고 공조시스템을 가동한 점을 고려하면, 평균 전비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엘레트라 S는 강력한 성능과 넓은 실내 공간, 각종 첨단 기술로 무장해 순수전기 하이퍼 SUV에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누구나 매력을 느낄 차량이다. 다만, 가격대는 부담스럽다. 엘레트라 S의 차량 가격은 1억7900만 원부터 시작하며, 몇몇 옵션을 더하면 2억 원을 상회한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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