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허리띠 졸라맨 신세계·롯데…조직 슬림화 ‘고삐’

이마트 미등기 임원 7명,㈜신세계 5명, 롯데쇼핑 6명 줄어
이마트 직원 수 1000명이상 줄어, 롯데는 844명 감소
조직도 통폐합…실적 개선과 조직 유연성 강화 위한 조치
이마트 본사 전경
이마트 본사 전경
전통 유통 강자 신세계와 롯데가 중복 조직을 통폐합하고 희망퇴직을 단행해 조직 슬림화를 이뤘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 급변하는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해 비용을 절감하고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임원과 직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다.

각 사 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이마트 미등기임원은 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명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있었던 2020년 31명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임원 수가 11명이 줄었다.

이마트가 지난해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 합병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이마트 조직은 더욱 축소된 셈이다. ㈜신세계도 지난해 미등기임원 38명으로 전년 대비 5명이 줄었다. 임원 숫자가 줄면서 지난해 이마트와 ㈜신세계 미등기임원 보수는 각각 20.7%, 14.7% 줄었다.

지난해 이마트 직원 수는 2만4548명으로 전년 대비 1804명 늘었다. 다만 에브리데이 직원 3269명(2023년 말 기준)이 순증했던 점을 고려하면 직원 수도 1000명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마트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직원 수가 줄어들고 있다.

롯데쇼핑 또한 지난해 말 기준 미등기임원이 7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명 줄었다. 최근 10년 새 가장 작은 규모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임원 수가 13명이 줄었다.

지난해 롯데쇼핑 직원 수는 1만8832명으로 844명이 줄었다.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직원 수를 줄여오고 있다. 지난해 급여 총액은 9223억원으로 지난 10년 새 가장 적었다.

양 사 조직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본부·부문이 줄어들고 기능이 중복되는 조직을 일원화한 모습이다. 이마트의 경우 나뉘어 있던 트레이더스와 이마트 영업본부를 하나로 합쳤다. SSM 에브리데이까지 오프라인 3개 채널 통합 소싱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디지털전환(DT) 조직도 지원 본부에 정보기술(IT) 담당을 남겨두고 신세계I&C로 이관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사업부의 변화가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은 5개 본부 체제를 유지하되 부문 수를 28개에서 24개로 줄였다. MD본부에 자체브랜드(PB) 부문, 스포츠 부문을 없앤 대신 푸드, 콘텐츠 부문을 이동시켰다. 영업전략부문은 오프레이션 본부로 통합한 동시에 기획관리본부 내 E커머스 부문을 없애고 디지털 부문을 신설한 점도 특징이다.

이같은 변화는 축소하는 내수 시장을 반영한 결과다. 인구 구조 변화로 전체 소매 시장 규모는 점차 축소하는 데다 온라인 유통 비중이 커지면서 전통 오프라인 소매업체의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 실적을 개선하는 한편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조직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오프라인 소매는 1%대 저성장, 초고령화 문제, 경기 불황, e커머스 활성화 등이 겹치면서 갈수록 어려운 상황”이라며 “선제적으로 조직 슬림화를 가져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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