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설국열차’처럼… 표류 95일만에 구조된 페루 어부 “바퀴벌레 먹고 버텼다”

표류 95일만에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 사진=La Republica 캡처
표류 95일만에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 사진=La Republica 캡처
페루의 한 어부가 바다에서 실종된 지 95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그는 바다에서 먹을 것이 없자 바퀴벌레, 거북이, 새 등을 잡아먹으며 끈질기게 버텨낸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CNN ·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페루 남성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61)는 지난해 12월 7일 남부 해안 도시 마르코나에서 고기잡이배를 몰고 바다로 낚시 여행에 나선 뒤 실종됐다.

가족들의 신고를 받고 해상 순찰대가 수색에 나섰지만 어디에서도 그의 자취는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11일 에콰도르 순찰선이 페루 북부 해안에서 1094km 떨어진 곳에서 그의 배를 발견했다.

그는 당초 2주간 여행할 예정이었으나, 바다에 나선지 10일째되던 날 폭풍으로 배가 항로를 벗어나면서 표류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집에서 준비해 온 식량이 모두 고갈되자, 그는 배에 빗물을 담아 마셨고 바퀴벌레와 새를 잡아먹으며 굶주린 배를 채웠다. 나중에는 바다 거북이까지 사냥했지만 구조 15일 전에는 그 마저도 모두 바닥나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카스트로의 어머니 엘레나는 지역 언론사에서 아들이 실종된 동안 가족들은 그의 생환을 굳게 믿으며 기다렸다고 했지만, 반대로 카스트로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식량과 식수 모두 떨어진 상황에서도 생후 2개월난 손녀와 가족들 생각이 그를 버티게 했다.

표류 95일만에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오른쪽). 사진=La Republica 캡처
표류 95일만에 구조된 페루 어부 막시모 나파 카스트로(오른쪽). 사진=La Republica 캡처
그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죽을 수 없었다. 특히 몇 달 된 손녀 생각이 나를 견딜 수 있게 해줬다. 신께서 저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현지 매체와 인터뷰했다.

카스트로는 구조 당시 심한 탈수 증상으로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다. 가족들과 공항에서 눈물로 재회한 그는 나흘만에 퇴원해 고향 마을에서 환영 파티에 참석했다고 알려졌다.

그의 딸 이네스 나파 토레스는 페이스북에 “아버지의 목숨을 구해 준 에콰도르 어부들에게 감사를 표했다”면서 “에콰도르 형제 여러분, 저희 아빠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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