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르포]생기원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 ‘베어링’ 기술 발전으로 지역 발전도 도모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 '기계산업의 쌀'인 베어링 관련 소재 분석, 정밀 측정, 시험평가를 지원한다.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 ‘기계산업의 쌀’인 베어링 관련 소재 분석, 정밀 측정, 시험평가를 지원한다.
동작하는 부위의 마찰을 줄이고 계획된 움직임을 돕는 부품이 ‘베어링’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다양한 모빌리티 제품부터 각종 첨단 산업 장비에까지, 안 들어가는 곳을 찾기가 더 어렵다.

국내 베어링 분야 핵심 연구·지원 시설로 꼽히는 경북 영주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하이테크베어링기술센터(이하 센터)를 다녀왔다.

안내를 맡은 박진영 선임연구원은 베어링의 높은 중요성에 미치지 못하는 주목도를 아쉬워했다. 전방산업 부품이다 보니 독립 산업으로 이목을 끌지 못한다고 했다.

베어링은 ‘기계산업의 쌀’이라 할 수 있다. 한정식에 화려한 반찬이 있어도, 정작 밥(쌀)이 없으면 식사가 안 된다.

박진영 선임연구원이 센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진영 선임연구원이 센터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 선임은 “베어링은 2019년 일본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사태 당시 수출 규제 품목에 들었을 정도로 중요하다”며 “제품 수명을 좌우하고 경쟁력을 갖추는데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곳 센터에서 정규직 9명을 비롯한 20명 상주 인력이 베어링 관련 소재 분석, 정밀 측정, 시험평가를 지원하며 각 수혜 산업 발전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허인강 선임연구원의 안내로 실제 R&D 및 기업지원이 이뤄지는 곳을 접했다. 센터 내 연구동 1층에서 ‘복합환경마모시험기(UMT)’를 안내받았다.

UMT는 1m가량 높이 장치였다. 허 선임이 장치 안에 원형 시편을 거치하고 장치를 가동하자 금속 마찰 소리가 귓전을 울렸다.

허인강 선임연구원이 복합환경마모시험기(UMT)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허인강 선임연구원이 복합환경마모시험기(UMT) 시연을 준비하고 있다.
허 선임은 “하중, 속도, 온·습도, 윤활 상태 등 다양한 조건에서 마찰, 마모, 경도 등 특성을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며 “베어링 완제품 제작 전에 소재와 윤활제 선택, 하중과 속도 조건, 가공 정밀도, 사용 환경, 특수 코팅 등을 종합 고려하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험평가동에서 복합중하중내구시험기도 볼 수 있었다. 직육면체 형상 장치였는데 베어링의 수명, 마찰, 마모 특성 및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장비로, 실사용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다양한 하중과 속도를 적용해 내구성을 평가할 수 있다. 허 선임은 “이를 포함해 총 50종 시험 장비가 구축돼 있으며, 올 연말까지 3종이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기술지원을 총괄하는 최시근 선임에 따르면 이들 장비로 그동안 약 270개 기업·기관 대상 2만3000여건 시험지원이 이뤄졌다.

복합중하중내구시험기 모습.
복합중하중내구시험기 모습.
대표적으로 에어컨 압축기 구동축 내마모 코팅 효과 검증 시험법을 개발했고, 다양한 공정 조건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 저하 문제를 해결했다.

또 윤활유 점도와 표면 코팅 기술 연구로 전기차 구동부 마찰 저감에 기여했다. 이는 배터리 효율 향상, 주행 거리 증가로 이어진다.

이들 기술지원이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고 연구원들은 강조했다. 센터가 영주에 터를 잡은 지 10년. 그 사이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단 지정에도 센터가 일조했다.

베어링산업 생태계 조성과 거점 조성을 위해 ‘베어링 산업 경쟁력 강화 워크숍’ 13회, ‘기술교류회’ 10회 개최하고 12개 기관과 MOU도 체결했다. 지난달 27~28일에도 워크숍이 열렸다.

김종형 센터장은 “센터가 베어링 및 연관 산업을 육성해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지방시대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도시 규모는 작지만 세계 베어링 기업이 모여 위상이 큰 독일 슈바인푸르트와 같이, 센터가 앞장서 지역의 성장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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