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새 민주헌법으로 국민통합 이뤄야…준비된 대통령 후보 안 보여” 1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이 7일 서울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도서 「풍운의 정치인 김상현을 읽다」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2/07/rcv.YNA.20250207.PYH2025020711670001300_P1.jpg)
권 이사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에서 “뻔히 나쁜 헌법인 것을 알면서도 이를 그대로 지켜온 우리 정치인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면서 “국민이 신뢰하고 국가도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 헌법으로 개정해야 한다. 여야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협의·합의하는 정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DJ 최측근 중 한 명인 권 이사장은 이른바 ‘동교동계 좌장’이자 정치권 최고 원로다. 최근에는 대한민국헌정회를 중심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개헌론 논의의 중심에 있다.
권 이사장은 개헌을 통한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제왕적인 현 헌법 체계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헌법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는 취지다.
권 이사장은 “지금 개헌을 어떻게든 해야 한다. 87년 개헌은 사실 군사 정권의 연속으로서 이어진 것”이라며 “6월 항쟁에 굴복한 군사 정권이 마지막에 협상한 것이 마지못해 직선제만 한 것이고 나머지 민주적인 헌법의 요소는 거기에 포함을 못했다”고 했다. 또 “87년 개헌 이후 48년 동안 정치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밖에 없는데, 이런 헌법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 정치인들이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화와 타협을 기초로 국민통합을 위한 김대중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이사장은 “김대중 대통령은 재임 5년 동안 김종필 총리 인준을 6개월이나 하지 못했다. 총리 인준이 기각당한 적도 있다. 그런 것을 당하면서도 DJ는 역대 대통령을 4번이나 청와대에 모셨다”면서 “외국에 갔다 오면 그것을 모두 보고했고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도 했다. 역대 대통령을 네 번이나 모시면서까지 설득과 이해를 구한 대통령은 DJ가 처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야 대치가 심했을 때 DJ는 야당하고 영수회담을 5년 동안 8번이나 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18년 동안 5번밖에 하지 않은 일”이라며 “DJ는 대화와 협의·합의를 이뤄내는 정치를 했기 때문에 IMF도 이겨낼 수 있었고 IT 정보화 강국도 만들 수 있었다. 남북 정상회담도 했다. 한류 문화도 지금 융성하지 않나”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황에서 권 이사장은 ‘원대한 비전’이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이사장은 “안타깝게도 준비된 대통령 후보가 없어 보인다. 대통령이 되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원대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제시하는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외 정치를 잘 아는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이사장은 “국내 정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외 정치도 많이 알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서구의 대통령을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광범위한 대외 정책을 미리 알아야 하고 준비도 해놔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그런 걸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원대한 꿈을 가지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