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했다. 지속되는 내수 부진에 더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전쟁’이 촉발되면서 수출 부진 우려에 따른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금통위는 만장일치로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달 금통위에서 환율 변동성 등을 이유로 동결을 선택했던 것과 대조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30~1440원대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된 점이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추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엇갈렸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3개월 내 연 2.75%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고 나머지 2명은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의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성장전망을 1.5%로 대폭 하향했다. 지난해 11월 전망치 1.9%에서 0.4%P나 내렸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2.1%), 국제통화기금(IMF·2.0%) 전망치보다 낮고, 최근 성장률 전망을 낮춘 한국개발연구원(KDI·1.6%)보다도 보수적인 수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과거 고도성장에 너무 익숙해서 1.8%라고 하면 위기라 하는데, 우리 실력이 그 정도”라며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성장률이) 낮은데 우리 혼자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1.8% 이상의 성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게 재정을 동원하고 금리를 낮추는 것인데, 이 경우 가계부채와 부동산값이 올라서 나라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내년 1.8% 성장률을 우리 실력이라고 생각해 받아들이고, 더 높이 성장하려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