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 주가는 1월 들어 최대 6% 이상 상승 중이다. KB금융은 1월 초 8만3000원에서 9만원 수준으로, 신한지주는 4만7000원 선에서 5만원대로, 하나금융은 5만7000원대에서 6만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우리금융 역시 1만5000원대 초반서 1만6000원을 향해 우상향 중이다.
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시중은행 실적을 바탕으로 사상최대 순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160억원으로 집계. 2023년 4분기 1조3421억원보다 80% 이상 늘어난 규모다. 연간 순이익도 10% 이상 늘 것으로 관측된다. 에프앤가이드는 지난해 4대 금융 지주 연간 실적을 16조8017억원으로 추산하며 2023년 15조1367억원보다 11.0%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지주 실적 핵심인 시중은행은 지난해 이자장사 비판에도 고금리 기조와 선제적 부실 대비에 나서면서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역시 4대 금융지주 순익은 증가세라는 것이 증권가 관측이다. 금융위원회 등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경상성장율 증가범위인 3.8% 이내로 보수적으로 관리하겠다는 기조를 내세웠지만 경기 하방 압력에 따른 은행 자금공급 역할이 중요해지며 가계대출 총량과 우량기업 위주 자금 공급은 줄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연초 가계대출 총량을 리셋하며 가산금리를 낮추는 등 일찌감치 경쟁 모드에 돌입했다.
실적을 바탕으로 증시 밸류업 선두주자로 주주환원 등을 강화하며 금융주 성장세는 국내 증시에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경기하방 우려와 계엄·탄핵 사태로 하반기 반납했던 몸값 하락분을 만회할 수 있는 기반이 튼실한 셈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가 4분기 실적 기대치를 상회하고, 전년대비 상당폭 늘어난 자사주 발표를 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 어닝시즌을 기점으로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은행주 밸류업 모멘텀이 다시 크게 부각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5일 열리는 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 기관 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질문에도 답하는 등 소통을 늘릴 계획이다.
다만, 순익 증가에 따른 이익 환원 등 사회적 요구는 더 거세질 예정이다. 은행권은 지난해 약 2조원 규모 상생금융을 집행했다. 올해부터는 3년 동안 매년 약 7000억원씩 약 2조원을 추가 지원한다.
최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예상 폭이 적어지고 있으며 한은도 올해 인하 폭이 제한적일 수 있는 만큼 2025년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이 기존 가정보다 적어질 공산이 커졌다”면서 “다만 소상공인 금융지원 방안(민생금융 시즌2)이 2023년과는 다르게 은행 NIM에 직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감안하면 NIM 하락 폭이 가정치보다 크게 적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