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황철주 주성 회장 “’원자층 성장’ 장비 내년 양산 체계 확립”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주성엔지니어링이 실리콘(Si)을 대체할 신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선다. 원소 주기율표 상 3·5족에 해당하는 원소를 활용, 반도체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공정 장비를 시장에 선제적으로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와 협력, 내년 새로운 장비를 양산·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는 게 목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질화갈륨(GaN)·비소화갈륨(GaAS)·인듐인(InP) 등 3·5족 화합물 반도체 공정이 가능한 ‘원자층성장(ALG)’ 장비를 올해 연구개발(R&D)용으로 공급해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내년까지 양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인 언급한 ALG 장비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개발한 장비다. 반도체 웨이퍼 주재료인 실리콘보다 전자 이동 속도가 높은 3·5족 화합물을 증착이 아닌 ‘성장’ 공정으로 회로 등을 구현하는 것이다. 증착이 원자 단위 물질을 눈처럼 뿌려 덮는다면, 성장은 얼음 알갱이를 얼리 듯 작은 결정을 키워나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극자외선(EUV) 노광과 같은 고비용의 공정 없이도 미세 회로를 구현할 수 있어 비용 절감과 반도체 성능 고도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3차원(3D) 반도체 공정에 유리하다. 성장 공정은 10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주로 이뤄져 한계가 있었지만, 주성은 이를 400도로 낮춰 생산성을 확보했다.

황 회장은 새로운 ALG 장비 기술이 “시스템 반도체 영역에서 우선 적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보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에서 초미세 회로 구현 수요가 커서다. 주성이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와 협력을 타진하는 이유다.

ALG는 반도체 뿐 만 아니라 디스플레이·태양광 전지·반도체 유리기판 등 여러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시장 확산 효과가 클 것으로 황 회장은 내다봤다. ALG가 전례없던 혁신 기술인 만큼 시장에 연착륙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황 회장은 “초기 시장 선점이 핵심”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1998년 주성이 원자층증착(ALD)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도 혁신 기술로 초기 시장을 선점한 것이 주효했다. 그는 “최근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성과를 거뒀는데 이 역시 초기 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시장 변화는 황 회장의 초기 시장 선점론에 더욱 힘을 싣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도체 미세화와 첨단 패키징 한계를 돌파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과거였다면 반도체 제조사나 장비사 별로 기술 격차가 존재했지만, 지금은 모두 ‘같은 출발선’에 섰다는 것이 황 회장의 판단이다.

황 회장은 “기술 혁신 장벽에 가로막힌 건 모두가 비슷한 상황”이라며 “소부장 업계에도 도전 과제지만 오히려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반도체 제조사가 기술 한계를 넘어서려 하니, 주성의 ALG 같은 혁신에 대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황 회장은 “한국 소부장 기업도 한국 반도체 제조사만이 아니라 해외 고객까지 시장 저변을 넓힐 기회가 생겼다”며 “이 초기 시장을 선점하면 시장 주도권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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