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별세…코뿔소 정신으로 TV 1위 이끌어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25일 별세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의 주역일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TV 사업의 ‘살아있는 역사’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19일 삼성전자 이사회가 한 부회장 마지막 공식 행사가 됐다.

한 부회장은 주총에서 “기존 사업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AI 산업 성장이 만들어가는 미래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로봇·메드텍·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올해 사업전략을 밝혔다.

사내에서 한 부회장은 ‘코뿔소 사장’으로 불렸다. 평소 꾸준히 성실하게 노력하고 어떤 난관도 결국 극복해 내는 모습이 코뿔소를 닮았다며 붙은 별명이다.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을 대표하는 인물로, 구성원 의견을 경청하는 온화한 리더십과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판단하는 결단력을 동시에 겸비한 리더로 평가받았다.

1962년생인 한 부회장은 1988년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한 이후 37년간 삼성맨으로 재직했다.

한 부회장은 액정표시장치(LCD) TV 랩(Lab)장, 상품개발팀장, 개발실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브라운관 TV부터 PDP, LCD, 3D, QLED TV 등 삼성전자 TV 제품 개발에 참여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는 ‘QD-O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TV’ 개발도 진두지휘했다.

2017년 사장으로 승진해 11월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새로 출범한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을 맡았다. 스마트폰, TV, 가전 등 세트 부문을 총괄하며 ‘생활가전 통합 전략’을 진두지휘했다. 당시 50대 후반 대표이사(부사장)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후 한 부회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하며 새로운 연결 경험과 차세대 사용자 경험(UX) 혁신을 위해 DX부문의 사업 구조를 통합·개편했다.

한 부회장은 2022년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올해에는 DX 부문 산하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회 수장도 맡았다.

한 부회장은 국제 무대에서 삼성전자를 대표하는 얼굴로 활동했다. CES와 IFA 등 주요 글로벌 행사에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국내외 주요 고객을 맞이하곤 했다.

한 부회장은 임직원과 격의없는 소통으로 소탈한 행보를 보였다. 2022년 4월 DX부문 임직원 소통을 위해 열린 타운홀미팅 ‘DX커넥트’에서 자신을 ‘부회장님’ 혹은 ‘대표님’ 아닌 ‘JH’로 불러달라며 소통 의지를 피력했다.

20일에는 중국 상하이 신국제박람센터에서 열린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 2025 중국’ 전시장을 둘러봤다.

당초 한 부회장은 26일 ‘안전하고 쉬운 AI 홈의 완성'(Home Living Made Simple)을 주제로 삼성전자의 새 비스포크 인공지능(AI) 라인업과 전략을 공개하는 행사에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설 예정이었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삼성전자는 리더십의 한 축을 잃는 공백 상태를 맞게 됐다. 19일 이사회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장)과 투톱 체제를 구축한 지 6일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전영현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한 부회장과 2인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하고 부문별 사업책임제를 확립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대표이사 변경’ 공시를 통해 한 부회장의 별세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전영현 대표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당분간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중국 현지 일정으로 조문하지 못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유가족에게 멀리서나마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고 전달했다.

한 부회장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외신도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 부회장 별세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가전 수요 부진에 대응하고, AI(인공지능) 메모리 분야에서 SK하이닉스를 따라잡으려는 중대 시기에 발생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 TV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며 “갑작스러운 별세가 향후 삼성전자의 사업 전략, 특히 마케팅 분야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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