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영풍, 지난해 ‘역대 최악 실적’…순손실 2633억

영풍이 지난해 2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악의 실적을 냈다. 본사 및계열사 등의 주력 사업인 제련업과 인쇄회로기판(PCB) 부문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영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여기에 석포제련소의 가동 중단까지 임박하면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에만 몰두한 채 사업 경쟁력 강화와 정상화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영풍의 매출액은 2조7857억원, 영업이익은 -1622억원, 당기순이익은 -2633억원이다. 2023년과 비교해 영업적자 규모가 다소 줄었으나, 매출액은 25.9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무려 3배 넘게 커졌다.

영풍, 지난해 '역대 최악 실적'…순손실 2633억
영풍이 한 해에 2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중대재해와 환경오염 등으로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이 50%대(2024년 3분기 말 기준)로 떨어지고, 인쇄회로기판(PCB) 자회사인 코리아써키트가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1216억원 순손실을 기록한 점 등이 지난해 역대 최악의 실적을 낸 배경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실적에 대해 영풍 측은 “연결 지배 및 종속기업의 실적 악화에 따른 연결손실 증가”라고 밝혔다. 제련업을 하는 모회사와 PCB 사업을 하는 자회사 등 가릴 것 없이 경쟁력 약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올해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석포제련소의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조업정지 58일이 올해 2월26일부터 4월25일까지 예정된 상황에서 영풍이 경영 정상화 등을 위한 투자 등에는 인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 등은 사업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이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할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에만 몰두하며 경영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영풍이 고려아연에 대해 요구하고 있는 주주가치 제고와 재무구조 향상, 지배구조 개선 등은 어찌 보면 영풍에게 더욱 필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영풍은 주주들로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요구 받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두 차례 공개서한을 발표하며 영풍에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다. 영풍정밀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현물배당 도입,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영풍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자사주 소각 요구에 대해 자사주 배당으로 응수하면서 주주 요구를 외면하는가 하면, 영풍정밀의 주주제안은 사실상 무시하는 등 소통의 문제점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의 문제는 실적 악화가 지난해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석포제련소 가동이 58일간 중단되면 생산량 감소와 그에 따른 매출 및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한만큼 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