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시한부’ 희귀병 환자, AI가 약물 찾아줬다… ‘완치’ 코 앞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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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판정을 받은 희귀병 환자가 인공지능(AI)이 찾아준 시판 약물로 2년 넘게 생존해 완치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파겐바움 박사가 이끄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페렐만 의대 연구팀은 5일(현지 시각)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AI를 활용해 희귀 면역 질환인 ‘특발성 다발성 캐슬만병'(iMCD) 환자 A씨를 치료한 사례를 보고했다.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캐슬만병은 전신의 림프절에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으로 림프절 증식을 특징으로 한다. 전신에 과도한 염증성 사이토카인(면역 체계 단백질)이 분비돼 전신의 림프절 부종, 염증, 다발성 장기 부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iMCD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데다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생존률이 낮다. 환자 A씨 역시

별다른 치료법이 없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증상 완화 치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에 의료진들이 택한 방법은 ‘기존 약물의 재활용’이다. 기계학습(머신 러닝)으로 기존 시판 약물을 식별한 결과 크론병과 관절염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아달리무밥’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달리무밥은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종양괴사인자(TNF)를 억제하는 단일클론 항체인데, iMCD가 TNF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증상이 심한 iMCD 환자에게서 TNF 신호 전달 수치가 과도하게 상승한 점이 확인됐다.

벤쿠버 종합병원 혈액전문가 루크 첸 박사는 임상의학교 인간 유전학 조교수인 파겐바움 박사와 함께 AI 연구 끝에 A씨에게 TNF 억제제를 투약했다.

그 결과 소위 ‘시한부’ 판정받았던 A씨는 치료 2년이 넘은 지금은 거의 완전한 관해(증상이 거의 소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iMCD는 미국에서만 매년 5000여 명이 진단받는 질환이다. 파겐바움 박사 역시 10년 전 이 병에 걸렸던 사람이다. 그 역시도 약물 재활용을 통해 완치할 수 있었다.

경험을 바탕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 교수진에 합류하고 ‘에브리 큐어’를 공동 설립한 파겐바운 박사는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재활용 치료법을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개발되도록 AI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파겐바움 박사는 “미국에서만 수백 명의,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A씨가 경험한 것처럼 치명적인 병을 겪고 있다”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저는 이들 중 상당수가 새로운 치료법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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