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렌즈 끼고 수영한 美 여성… 기생충 감염돼 ‘실명’

가시아메바에 감염돼 한쪽 시력을 잃은 미국인 모닌 크로닌. 사진=모닌 크로닌/케네디 뉴스&미디어
가시아메바에 감염돼 한쪽 시력을 잃은 미국인 모닌 크로닌. 사진=모닌 크로닌/케네디 뉴스&미디어
미국에서 렌즈를 낀 채 수영했다가 기생충에 감염돼 시력을 잃은 사연이 전해졌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서 인명구조원으로 일하는 모린 크로닌(53)씨는 지난해 6월 수영장에서 어린이들에게 수영 강습을 진행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물을 겁낼 것 없다며 수경을 벗었고, 물 속에서 눈을 뜨는 시범을 보였다.

그러던 중 오른쪽 눈에 통증을 느꼈지만 모래나 속눈썹이 눈에 박혀 따가웠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해서 심해지자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그의 각막이 찢어진 것 같다며 안약과 먹는 약을 처방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심해져서 ‘마치 무언가가 눈 안쪽에서 눈을 긁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여러 병원을 다녔지만 증상이 별달리 호전되지 않았던 크로닌은 통증 시작 한달만에 전문 병원에서 ‘가시아메바 각막염'(acanthamoeba keratitis; AK)을 진단받았다.

가시아메바 각막염은 각막에 물 등에 서식하는 기생충 ‘가시아메바'(Acanthamoeba)가 감염되는 병이다. 초기에는 각막의 가장 바깥부분에 감염되지만 악화될수록 감염이 깊어진다.

미국 피플에 따르면 미국에서 가시아메바 각막염 발생 사례는 매년 약 1500건 보고될 정도로 드물게 발병한다. 하지만 감염자 중 90%가 콘택트 렌즈 사용자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은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 각막에 가벼운 찰과상이 생기는데, 이는 가시아메바 감염의 치명적인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크로닌은 지난해 9월 기생충을 제거하고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회복하지 못해 현재 오른쪽 눈이 실명된 상태다. 2차 각막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그는 효과가 없을 것 같다며 희망을 품지 못하고 있다.

크로닌은 “거의 20년 동안 콘택트 렌즈를 착용했지만 물 속에서 렌즈를 착용하지 말라는 경고는 전혀 들어본 적 없다”며 “가시아메바 감염증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오진되기 쉽다. 절대 물 근처에서 렌즈를 착용하지 마라. 비가 올 때도 마찬가지”라고 당부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구체적인 내용이나 첨부파일은 아래 [전자신문] 사이트의 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dd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