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독극물 담아 푹푹”… 월드컵 연다고 유기견 300만마리 학살한 모로코 1 모로코에서 유기견을 총으로 죽이는 모습. 사진=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19/news-p.v1.20250319.9c3e65dcf5344e379f71c5946c5eddd8_P1.png)
16일(현지 시각) 영국 더 선은 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을 인용해 모로코에서 끔찍한 ‘거리 청소’가 자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총을 발사하고, 막대기나 갈고리로 찍어 개들을 죽였다. 이 마저도 즉사하는 경우가 드물었고 대부분 피를 흘린 채 방치됐다. 독극물(스트리크닌)이 든 주사기가 달린 막대기로 개를 찌르거나 미끼에 독을 섞어 손으로 직접 먹이는 경우도 있었다.
![[전자신문] “독극물 담아 푹푹”… 월드컵 연다고 유기견 300만마리 학살한 모로코 2 모로코 케니트라에서 도살 목적으로 유기견을 몰아넣은 골목. 사진=국제동물복지보호연합(IAWPC)](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3/19/news-p.v1.20250319.15881fd39a884b3e85bee48c34ab3c7d_P1.jpg)
영상 속 보호소에는 400여 마리가 작은 공간 안에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배설물 사이에 방치된 개들 대부분이 병이나 중독, 굶주림으로 죽는다.
또한 포획꾼의 사냥감은 유기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주인이 있는 개들도 마구잡이로 잡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40대 여성은 6살 난 딸이 가족처럼 여기는 반려견을 눈 앞에서 빼앗겨 차문을 세게 두드리다가 다치기도 했다. 또한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 뇌물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모로코는 이전부터 광견병 문제로 정기적으로 유기견을 살처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스페인, 포르투갈과 공동 개최하는 2030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지난 2023년 시범 행사 이후 유기견 도살이 심해졌다고 단체는 지적했다.
국제 동물협회들이 유기견 학살 중단을 촉구하면서 모로코는 지난해 8월 이후 도살을 멈췄다고 서약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정부의 묵인 아래 도살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로코 개 학살 종식 캠페인’에 참여한 제인 구달 박사는 “FIFA가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는다면 당신들의 감독하에 벌어진 끔찍한 야만적 행위에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면서 “축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잔인한 행위라는 점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